김휘집. /사진=키움 히어로즈
김휘집은 揮(휘두를 휘)와 執(잡을 집)을 한자로 쓴다. 친할아버지가 직접 지어주신 이름. 그런가 하면 외할아버지는 평생 응원하던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팬심을 잠시 접어두고 손자 뛰는 키움을 열렬히 응원 중이다. 지난 3년간 손자의 활약을 보면 할아버지들은 흐뭇할 만하다. 좌충우돌하지만, 친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대로 거침없이 휘두르고 실수를 하다가도 껑충 뛰어 슈퍼 캐치도 곧잘 해낸다.
김휘집의 외할아버지는 키움이 사직 원정을 올 때 부인과 함께 직관하러 올 정도로 손자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경기 후 손자를 만나 "배트 스피드가 제일 중요하다"는 등 야구적인 조언도 넌지시 이야기하시는 열혈 야구팬. 팀 승리에 목말라 있는 점까지 여전했다. 김휘집은 "할아버지는 이기는 걸 많이 신경 쓰신다. 내가 못 해도 키움이 이기면 장땡이라 생각하신다. 나만 잘하는 것보다 내가 뛰면서 키움이 이기는 것을 제일 좋아하신다. 그래도 올해 롯데가 잘해 좋아하실 것 같다"고 웃었다.
키움 김휘집(사진 오른쪽 아래)이 지난해 6월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전이 끝난 후 3루 관중석을 찾아 외할머니(주황색 원)와 외할아버지(노란색 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
김휘집. /사진=키움 히어로즈
히어로즈 차세대 유격수로서도 김휘집은 데뷔 때부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양목초(히어로즈리틀) - 대치중 - 신일고 졸업한 김휘집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9번으로 지명됐다. 2021년 1군 데뷔 후 3년간 우상향의 타격 성적을 그리고 있다. 30일 경기 전까지 기록 중인 타율 0.258, 3홈런 10타점 15득점, 출루율 0.360, 장타율 0.402, OPS 0.761의 성적은 유격수로 놓든 3루수로 놓든 리그 평균 이상이다.
세부 지표도 고무적이어서 볼넷 비율은 지난해보다 늘었고(9.9%→12.8%) 25.6%의 삼진율은 3년 중 최저다. 홈런 생산에 불리한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고 있음에도 3홈런에 지난해에 육박하는 2루타를 생산하고 있다(2022년 12개, 2023년 10개). 25세 이하 리그 내 젊은 내야수 중 김휘집보다 OPS에서 앞서는 것은 노시환(한화 이글스), 김혜성(키움), 문보경(LG 트윈스)밖에 없다. 더욱이 에디슨 러셀과 이원석 영입 후 고정적인 포지션과 타순에서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낸 성적이라 의미가 있다. 언젠가 유격수로 돌아가야 할 그의 성장은 팬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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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집. /사진=키움 히어로즈
야구 선수로서 기량뿐 아니라 마음가짐에서도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이는 김휘집이다. 히어로즈 리틀야구단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목동야구장을 다니며 히어로즈 팬으로 자라온 김휘집은 그 누구보다 응원의 힘과 팬들의 마음을 잘 알았다.
김휘집은 28일 고척 롯데전 후 단상 인터뷰에서 "힘든 경기였는데 끝까지 응원해 주신 팬분들 덕분에 역전할 수 있었다. 롯데팬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전혀 주눅 들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하면서 "형들도 그렇고 관중석을 한 번씩 올려다보면 점수 차가 벌어져 있는데도 응원을 많이 보내주신다. 홈에서 스윕당하는 것은 굉장히 뼈 아픈데 포기하지 않는 마음과 팬분들의 응원이 (역전승에)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며 진심을 전했다.
김휘집. /사진=키움 히어로즈
김휘집. /사진=키움 히어로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