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문 착륙' 겁에 질린 승무원 무대응? 온몸으로 비상문 막았다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3.05.2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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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제주에서 출발해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기에 탑승한 30대 남성 A씨가 대구공항 상공에서 비상문을 강제로 개방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한 가운데 착륙을 앞두고 승무원이 열린 비상문을 온몸으로 막고 있는 사진이 확보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대구공항 착륙 직전 항공기 비상문이 열린 아찔한 상황에서 승무원이 두 팔을 벌려 입구를 몸을 막고 있었다"고 전했다. (독자 제공) 2023.5.28/뉴스1 (C) News1 공정식 기자지난 26일 제주에서 출발해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기에 탑승한 30대 남성 A씨가 대구공항 상공에서 비상문을 강제로 개방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한 가운데 착륙을 앞두고 승무원이 열린 비상문을 온몸으로 막고 있는 사진이 확보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대구공항 착륙 직전 항공기 비상문이 열린 아찔한 상황에서 승무원이 두 팔을 벌려 입구를 몸을 막고 있었다"고 전했다. (독자 제공) 2023.5.28/뉴스1 (C) News1 공정식 기자


제주에서 출발한 아시아나 여객기가 운항 도중 한 남성이 비상문을 열어 비상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당시 한 여성 승무원이 비상문을 온몸으로 막는 장면이 포착됐다.

29일 뉴스1은 익명의 시민으로부터 제보 받은 사진을 공개했다. 피의자 A씨(33)가 문을 강제로 개방한 후인 것 보이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한 여성 승무원은 비상문에 매달리다시피 한 채 온 몸으로 문을 막아서고 있다.



여객기 착륙 직전이거나, 문을 개방한 채 착륙한 여객기가 대구공항 활주로를 내달릴 때 승객 추락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문에 안전바를 설치한 뒤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A씨의 범행 직후 이 승무원과 다른 승무원, 승객 일부는 개방된 비상문으로 뛰어내리려고 한 A씨을 제압, 기내 복도에 엎드리게 하고 무릎과 손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대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승객들의 전언 등에 따르면 여성 승무원들은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남성 승객들에게 "도와달라"는 사인을 보내 더 큰 피해를 막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애초 승무원들의 미흡한 대처가 논란이 됐었다. 지난 26일 한 승객은 대구MBC와의 인터뷰에서 "(승무원의) 조치가 없었다"며 "나는 '비상문 안 닫으면 착륙이 어렵겠구나. 나라도 가서 (문을) 닫아야 되나' 그런 판단을 하고 있었다. 그때 승무원 얼굴을 봤는데 완전히 겁에 질려서 가만히 앉아있더라. 그냥 자포자기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진으로 승무원의 무대응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편 법원은 전날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열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에 적용된 혐의는 항공보안법 위반 등이다. 항공보안법 23조에 따르면 항공기 내에서 출입문, 탈출구, 기기의 조작을 한 승객은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그는 지난 26일 낮 12시35분쯤 제주공항을 출발해 대구공항으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착륙 직전 비상 출입문을 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범행으로 제주지역 초·중학생 등 12명이 과호흡 증세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계획 범행'을 부인하며 "아이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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