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한 여성 종업원에게 호감을 느끼고 해당 여성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에서 사진을 내려받아 편지와 함께 건넨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8일 광주지법 형사6단독(부장판사 김지연)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8)에게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카페 주변에서 만난 B씨에게 "오랜만이다"라며 말을 걸었고, B씨는 "안녕하세요"라는 의례적인 대답만 하고 자리를 피했다. 같은 해 6월17일 아침에도 A씨는 카페 밖에서 B씨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3시30분 카페 밖으로 나온 B씨에게 사진·편지가 담긴 서류 봉투를 건넸다.
재판에서 A씨는 "호감의 표현이 서툴렀다. 스토킹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B씨와 카페 손님·종업원으로 알게 된 사이로 대화라고 지칭할 만한 정도의 이야기를 나누거나 친밀감을 형성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A씨는 B씨가 호감 표시를 거절하지 않은 것이라 여기고 B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알아내 올려놓은 B씨 사진을 출력, 편지와 함께 건넸다. 편지 내용까지 고려하면 이성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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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A씨가 B씨에게 말을 건 행위 자체만 놓고 보면 스토킹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시간 간격과 경위를 종합하면 사진·편지를 건넨 행위와 말을 건 행위 모두 스토킹 의도를 갖고 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다른 성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받은 기간에 스토킹을 저질렀지만, 재범 근절 의지를 보였고 이번 스토킹 범죄의 위험성이 아주 중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교화의 기회를 부여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