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어디로 갔을까?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3.05.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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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총총]

편집자주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재계 '총'수들의 한주의 현장 활동을 '총'정리하고, 그들의 행보('총총'걸음)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한국 기업들이 나아갈 길을 점검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갓생 한 끼'에서 MZ세대들과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2023.5.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갓생 한 끼'에서 MZ세대들과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2023.5.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의선 회장은 어느 쪽 출입구로 오나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관을 방문하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의 동선을 알아보기 위해 전경련 행사 관계자에게 물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어느 쪽(로비나 지하주차장 등)으로 오실 지 미정입니다"라는 답만 되풀이했다. 그 때가 행사 시작 30분 전인 11시경이다. 현대차 관계자들도 입이 무겁기는 마찬가지였다. 정 회장은 이날 세계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점심을 본 뜬 '갓생(God生) 한 끼' 행사에 멘토로 참석하기 위해 전경련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정 회장은 이날 가급적 자신의 동선을 언론에 노출하기를 꺼렸다. 로비에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지하주차장으로 갈 것에 대비해 지하 3~4층 주차장을 샅샅이 뒤졌지만 그나 그를 태운 차량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정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15분경 자신의 제네시스 승용차를 이용해 정상적(?)인 루트인 1층 로비 대신 제한된 차량만이 접근할 수 있는 지하 2층에서 내려 VIP 전용 엘리베이터를 탔다. 로비를 통하지 않고 행사장이 있는 47층으로 직행해 로비에 있던 기자들을 피했다.



언론은 정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던 전경련 행사에 참석하는 의미가 전경련 재가입 의사를 가진 것인지 궁금해 기다렸다. 또 회장 공석상황인 전경련 회장직에 정 회장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었다. 하지만 정회장은 이런 질문들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현대차 (249,500원 ▲4,500 +1.84%) 관계자는 "이번은 우리 행사가 아니라 전경련 초청 행사이고, 멘토 참석자도 정 회장 외에 2명이 더 있어서 회장 개인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고, 이번 행사에만 올곧이 집중하기 위해 조용히 들어간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전경련 회장설과 관련해선 현대차의 입장은 단호했다. 이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은 전경련 회장에 관심이 없으며 회사의 바쁜 업무로 할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한 어조로 부인하는 것으로 봐선 이미 내부 조율이 끝난 듯한 발언으로 들렸다.


정 회장은 이날 MZ세대 30명과 만나 경영자로서의 어려움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행사는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으며, 정 회장 외에 박재욱 쏘카 대표·노홍철 ㈜노홍철천재 대표가 함께 했다. 점심식사는 3명의 멘토와 10명씩 그룹별로 나눠 진행됐고, 메뉴는 햄버거였다.

용산 대통령실과 서울중앙지방법원 오간 이재용 회장
신변보호 신청 대상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오른쪽 세번째)이 25일 법원 경위들의 보호를 받으며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오동희 선임기자신변보호 신청 대상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오른쪽 세번째)이 25일 법원 경위들의 보호를 받으며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오동희 선임기자
'이번(25일 95차 공판)에도 제비뽑기는 제대로 되지 않았다.'

기자는 법조 출입기자가 아니어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재판을 보려면 일반인들과 동일하게 온라인 방청신청을 해서 당첨돼야 한다.

이재용 회장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 재판은 코로나19의 일상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청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방청을 원하는 사람의 경우 서울중앙지방법원 온라인 방청 신청을 통해 매주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신청하고 화요일에 추첨한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방청 인원을 18명으로 제한했다가 코로나 방역 지침이 완화되면서 417호 대법정의 방청인원을 30명으로 늘렸지만 좀처럼 방청권 당첨이 쉽지 않다. 이유는 세상의 관심은 떨어졌지만, 그 무관심을 채우는 다른 수요가 생겨서다.

이 재판에는 재판 당사자와 기자들 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몰린다. 대학 법대생이나 로스쿨 대학원생들도 많다. 한국 최고의 변호인단 40여명이 참여해 벌이는 재판 현장은 법을 전공하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볼거리다. 어느 틈엔가 이들이 법정을 채우면서 다른 방청 희망자들의 당첨 확률을 떨어트렸다. 재판정에서 노트를 꺼내들고 열심히 적는 친구들이 이들이다.

이날 이 회장은 재판 시작 20여분 전인 9시 37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했다. 4월 14일 이후 한 달 여만이다. 이날 95차 공판에서는 2017년 서울대 회계학센터 교수들과 삼바 회계처리가 타당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낸 최 모 서울대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23일에는 또 용산 대통령실을 찾았다. 이번엔 다른 기업총수들과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 참석을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요새 경기가 어렵지만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모두가 원팀이 돼서 노력하면 이 긴 터널도 곧 지나가리라 믿는다"며 건배를 제의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이 회장 외에도 최태원 SK (160,700원 ▼1,400 -0.86%) 회장, 정의선 현대차 (249,500원 ▲4,500 +1.84%) 회장, 구광모 LG (79,200원 ▲200 +0.25%)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태수 GS (43,450원 ▼1,300 -2.91%)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대표 등 총수들도 자리했다.

미래기업 역할 강조한 최태원, 현장경영 박현주·정몽규
(서울=뉴스1)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 비즈니스리더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2023.5.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 비즈니스리더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2023.5.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5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 비즈니스 리더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최 회장을 비롯, 한덕수 국무총리, 김상협 탄녹위 위원장, 한화진 환경부 장관, 강경성 산업부 2차관, 어명소 국토부 2차관, 송상근 해수부 차관 등 우리 정부와 우즈베키스탄, 가나, 라오스, 방글라데시 등 외국 정부 장·차관급 인사가 참여했다.

최 회장은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탄소중립은 이제 경제·산업·통상·일자리 등 사회 전 분야에 이미 현실화가 되고 있다"며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번주 활동이 눈에 띈 총수들을 보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정몽규 HDC 회장이 있다.

미래에셋그룹 글로벌전략가(GSO: Global Strategy Officer) 박현주 회장은 미래에셋 'ETF 랠리 2023'에서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ETF의 비전을 강조했다. ETF(상장지수펀드) 랠리는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임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ETF 비즈니스 현황을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경남 통영시 안정국가산업단지에 있는 HDC (8,650원 ▼120 -1.37%)그룹의 통영에코파워를 방문해 통영천연가스 발전사업 현장을 시찰했다. 이 자리에는 HDC그룹 경영진은 물론 한화에너지와 한화 (26,650원 ▼50 -0.19%) 건설부문 관계자도 함께 했다.

정 회장은 "통영에코파워는 HDC그룹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미래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서 국가 전력공급 안정화뿐 아니라 통영의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해 나갈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치지 말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사를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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