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써 양현종은 정민철(51) MBC스포츠플러스 야구 해설위원(161승)을 제치고 송진우 대덕대 기술위원장 겸 투수코치(210승)에 이어 KBO 통산 다승 2위에 등극했다.
올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던 양현종은 기록 도전이 이날까지 3번째였다.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전엔 수비 불안 속 5⅓이닝 4실점(2자책)했고 2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7이닝 1실점 호투하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러나 이번엔 타선이 힘을 냈다. 4회말 변우혁의 적시타로 1점, 대타 이창진의 2타점 2루타로 4-3 역전에 성공했고 양현종은 이후 안정적인 피칭을 펼치며 6-3으로 앞선 7회초 2사에서 승리 투수 요건을 안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불펜 투수들의 호투 속 양현종은 대기록을 세웠다.
한화 이글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정민철 위원은 자신을 넘어선 후배를 특별한 감정으로 바라봤다. 1992년 빙그레 이글스(한화 전신)에 입단한 그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뛰었던 2년을 빼곤 이글스 유니폼만을 입었다. 통산 393경기 2394⅔이닝을 소화하며 161승 128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고 삼진도 1661개나 잡아냈다.
16시즌 중 10시즌을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기며 누구보다 꾸준히 활약했던 그는 후배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스타뉴스와 만난 정민철 위원은 "지금은 별로 감흥이 없을 것이다. 경험상 지금보다 아마 은퇴하고 한 10년 정도 지나면 그게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를 아마 알 것"이라며 "그 전제는 누군가가 그 기록에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나를 한 번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양현종으로 인해 정민철 위원은 수차례 소환됐다. 특히 3번째 도전 만에 최다승 2위로 올라서게 되며 양현종의 경기가 있을 때면 정민철 위원이 다시금 조명됐다. 그는 "현종이에게 고맙다"며 "현종이는 기록보다는 팀 성적이 1번일 것이다. 그 정도 클래스 되면 기록을 의식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배의 기록 달성을 흐뭇하게 바라본 정민철 위원. 다만 상대적으로 치고 올라오는 선수가 적은 오른손 투수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현재 정민철 위원 아래로 기록에 도전할 만한 선수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현역 중에선 송은범(39·LG·88승) 등은 나이로 인해 한계가 분명하고 최원태(26·키움·63승), 박세웅(28·롯데·55승), 안우진(24·키움·37승), 원태인(23·삼성·36승), 소형준(22·KT·33승) 등이 있다.
다만 이들 또한 앞으로 꾸준히, 부상 없이 활약해야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 정 위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렵다. 그렇기에 더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기록이다. 언제쯤 후배들이, 특히 우투수들이 다시 한 번 자신을 넘어서는 날이 오게 될까. 정 위원은 "우진이나 이런 애들이 있으니까 조속히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아프지 않고 큰 이슈 없이 하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