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부 구성 직후부터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설화로 위기를 맞았던 만큼 이번 선거에서 안정적인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국민의힘의 최우선 과제다. 그런 만큼 당내에서는 진중한 인물이 최고위원이 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보궐선거는 '안정'이 핵심"이라며 "총선 준비를 위해 단합하기 위해서 영남권 인사가 후보에 오를 거라는 얘기도 많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당직은 안 맞는 게 좋은 것 같다"며 "회의 준비와 행사 참여 등으로 지역구나 현안을 챙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지도부라는 이유로 주요 언행마다 도마에 오르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지난 22일 마포구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29~30일이 등록일인데 선뜻 하겠다고 나서는 분이 없다. 여기가 북한도 아닌데 정리해서 추대할 수 있겠나"라며 "인위적으로 누가 된다 안된다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궐선거 국면 초반부터 거론된 후보군으로는 당내 유일한 호남권 재선의원인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과 경북 지역 재선인 김석기(경북 경주)·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의원 등이 있다.
이용호 의원은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와 거리가 있다는 점, 호남 출신으로 중도 외연 확장성 등이 강점이다. 탕평 인사를 강조해 온 김기현 대표의 철학과도 맞닿아 주요 당직 인선마다 꾸준히 거론돼 왔다. 다만 25일 이 의원은 당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최고위원 후보군의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남 출신의 김석기 의원은 주요 당직을 맡아 무난한 업무를 수행했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지난 3·8 전당대회 직후 김기현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김 의원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와 호흡이 맞으면서도 무게감 있는 중진으로 김석기 의원이 적합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김기현 대표(울산), 윤재옥 원내대표(대구)에 이어 또 영남권 최고위원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만희 의원은 친윤이면서 합리적인 성향이지만 지난 3·8 전당대회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그 외 박성중(서울 서초을)·김정재(경북 포항북구) 의원 등이 거론되지만 출마 의사에는 선을 그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