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을 8억으로 만든 투자고수 "2차전지에 아직 기회 있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김윤희 PD 2023.05.2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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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꾸미]샌드타이거샤크 박민수 작가 인터뷰①



최근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업종은 단연 2차전지다. 고성장 매력이 부각되며 일부 종목 위주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고평가 논란도 끊이질 않는다. 현 시점 기준 PER(주가순이익비율) 100배가 넘는 종목을 지금이라도 매수해야 할 지 고민하는 투자자도 많다.

'샌드타이거샤크'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박민수 작가는 "실적개선주에 주목하라"고 강조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국내 2차전지 업체들에 여전히 기회가 있다고 봤다. 증권 유관 기관에서 근무 중인 박 작가는 실적개선주 투자와 ETF(상장지수펀드) 중심의 분산투자 등의 전략으로 3000만원을 7년만에 8억원으로 불린 투자고수다. 최근 유튜브 등 각종 방송에서 활발히 활약하며 '최고민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박 작가는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출연해 "2차전지 일부 종목은 다른 종목 대비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장기 성장성을 고려하면 2차전지 중에서도 양극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산업일수록 테마성으로만 움직이는 '묻지마 투자'도 경계해야 한다"며 "업종 안에서도 주도 종목은 계속 바뀌기 때문에 ETF 등 분산투자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오시면 박민수 작가와의 인터뷰 풀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3000만원을 8억으로 만든 투자고수 "2차전지에 아직 기회 있다"


Q. 실적개선주 투자를 꾸준히 강조하시는데 이유가 있나요?
▶박민수 작가 : 투자의 기본은 '어떻게 하면 돈 잘 버는 회사를 찾을 것인가'하는 거예요. 돈을 잘 버는 회사는 투자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주가가 오르거나 배당을 많이 줘서 투자자들에게 그만큼 이익을 돌려주기 때문이죠.

실적개선주를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는 5단계 분석법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가장 기본이 되는 실적을 확인하는 건데요. 최근 3년 간 실적 추이뿐 아니라 앞으로 2~3년 뒤 예상 실적까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기업의 미래 실적은 증권사 리포트나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증권 섹션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미래 실적을 알아야 실적이 계속 상승하는지, 피크아웃(고점통과)은 아닌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배당인데요. 배당금, 시가배당률(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 배당성향 등을 확인해 보는 겁니다. 이왕이면 돈도 잘 벌면서 배당도 많이 주는 회사가 좋겠죠. 세번째는 재무비율입니다. 이건 이 회사가 망할 기업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건데요. 자본 대비 부채를 나타내는 부채비율, 단기 현급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당좌비율, 이자 갚을 여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 수 있는 이자보상배율 등을 체크해 봐야 합니다.

네번째는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호재나 악재를 찾아보는 겁니다. 공시나 뉴스를 보면서 어떤 악재가 있는지, 악재가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는 거죠. 마지막 다섯번째 단계에서는 내가 이 종목을 매수해야 할 이유를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건데요. 매매시점과 추가매수 전략까지 미리 마련해두는 겁니다.

Q. 실적만 보고 투자했다가 실적과 반대로 움직이는 주가 때문에 실패한 경험이 많은데요.
▶그런 경우는 실적이 피크아웃했기 때문이에요. 지금까지 실적만 보면 굉장히 좋지만 중요한 건 앞으로 돈을 얼마나 더 잘 벌 수 있냐는 거예요. 그래서 2~3년 뒤 실적이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겁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농심 (400,500원 ▲9,500 +2.43%)씨젠 (22,050원 ▼150 -0.68%)인데요. 농심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값이 치솟으면서 피해를 봤죠. 원재료가격 상승을 라면 등 제품 가격 인상으로 대응했는데 이후 곡물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농심은 이익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2021년 998억원이던 지배주주순이익(이하 순이익)이 지난해 1161억원으로 개선됐고 올해는 1601억원으로 급증이 예상됩니다. 내년에는 1772억원, 2025년은 1950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도 기대되고요. 덕분에 주가는 올해 20% 정도 올랐습니다.

반면에 진단키트 업체 씨젠은 코로나19 특수로 2019년 266억원이던 순이익이 2020년 5023억원, 2021년 5366억원으로 급증했지만 이때가 실적 고점이었습니다. 코로나19의 완화로 진단키트 사용이 점차 줄면서 지난해 순이익은 1821억원으로 급감했죠. 앞으로 실적 전망치도 좋지 않습니다. 주가도 2020년8월 고점 대비 85% 가량 떨어졌죠. 실적이 고점일때 매수했다면 상당한 손실을 봤을 겁니다.

Q. 최근 증시에서 대표적인 실적개선주는 2차전지인데요. 주가가 너무 올랐는데 지금이라도 사야 할까요?
▶몇몇 종목은 지금이라도 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지금 실적이 아니고 미래 실적 기준으로 주가가 어느정도인지 봐야 하는데요.

대표적인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 (234,000원 ▼11,500 -4.68%), 엘앤에프 (153,800원 ▼6,200 -3.88%), 포스코퓨처엠 (284,000원 ▼13,000 -4.38%) 3곳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우선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순이익은 2323억원인데 현재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PER는 100배 정도 됩니다. 그런데 3년 뒤 2025년 순이익 예상치는 7500억원대로 급증합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PER는 30배 정도로 확 떨어지죠.

마찬가지로 엘앤에프와 포스코퓨처엠을 비교해보면 2025년 순이익 기준 PER는 엘앤에프가 12배, 포스코퓨처엠은 30배 정도 입니다. 엘앤에프가 다른 두 종목 대비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Q. 2차전지에 투자할 때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저는 2차전지 중에서도 양극재가 가장 좋다고 봅니다.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재료이기도 하고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양극재의 기술력이 중국과 우리나라의 배터리 경쟁력을 가르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주가나 실적을 봐도 분리막 등 다른 2차전지 기업보다 양극재 기업들이 더 큰 상승을 보여주고 있고요.

2차전지 같은 성장 산업에 투자할 때는 '묻지마 투자'를 경계해야 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리튬 사업에 뛰어든다든지 2차전지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다고 하면서 테마성으로 주가가 오르는 기업들이 있는데요. 이런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기존에 알려진 시장 선도기업 중심으로 집중하는 게 투자리스크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분산투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인데요. 성장 산업은 변화가 빠른 만큼 하루아침에 주도주가 바뀔 수 있습니다. 어느 한 기업에 집중해서 리스크를 가져가는 것보다 여러 기업에 분산하는 것이 리스크를 낮출 수 있고요. 국내 증시에서도 2차전지 관련 ETF들이 많이 상장돼 있기 때문에 ETF별 구성종목 등을 잘 살펴보고 투자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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