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25일 첫 방송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은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가 댄스가수 유랑단이라는 이름으로 뭉쳐 전국을 돌며 일상 속으로 들어가는 전국 투어 콘서트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서울체크인'에서 다섯 가수가 모였을 때 장난스레 내뱉은 이효리의 말에서 시작한 아이디어는 김태호 pd의 손을 거쳐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탄생됐다. 라인업만 봐도 화려하다.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는 여성 댄스가수로 당대를 대표하는 여성 댄스가수다. 화사 역시 선배들의 전철을 착실히 밟아가며 또 다른 역사를 쓰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2020년대까지 넓은 세대를 대표하는 여성 댄스 가수들이 뭉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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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라인' 보아와 화사는 다르다. 보아는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고 화사는 현재 여성 솔로 가수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가수 중 한 명이다. '언니 라인'이 무대 위에서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추억에 잠기게 했다면 '동생 라인'은 무대 아래에서의 모습으로 시청자를 향수를 자극했다. 보아는 24년 차에 접어들며 웬만한 현장에서는 최고참이 됐다. 회사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SM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섹시 콘셉트를 해보라는 언니들의 부추김에 "얼마나 벗기려고?"라고 앙탈을 부리는 모습은 풋풋했던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당당함의 아이콘 화사가 네 언니에게 조곤조곤 말하는 모습 또한 무대 위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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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무대 위로 돌아온 '언니' 가수들은 자신들이 왜 '당대 최고의 여가수'라는 타이틀을 얻었는지 입증했다. 반대로 무대 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동생' 가수들은 무대 아래에서의 모습들을 통해 잊혀진 모습들을 일깨워 줬다. 이렇게 잊혔던 조각이 하나하나 맞춰지며 비로소 시청자들에게 추억이라는 하나의 퍼즐이 완성됐다. MC이자 유랑단의 1호팬으로 출연하는 홍현희는 이러한 추억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는 팬이자 가수들이 추억의 조각들을 꺼낼 수 있게 도와준다. 무대를 걱정하는 언니들에게는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고, 무대 아래에서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모든 출연자들을 감싼다. 윤활유처럼 출연자들을 감싸주는 홍현희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편안히 추억에 젖어 들 수 있다.
해군 사관학교와 진해 진해 군항제 공연을 시작으로 '댄스가수 유랑단'은 전국을 떠돌며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들의 무대를 관람한 팬들의 영상과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댄스가수 유랑단'에 관심을 가지는 시청자들은 이런 영상을 찾아보며 추억에 젖어들고 있다. 그러나 온전히 추억에 젖기 위해서는 잘라진 무대 영상이 아니라 방송 전체를 봐야 한다. 추억의 조각은 무대 위뿐만 아니라 무대 아래에도 놓여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