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경기 전까지 롯데는 리그 최소 잔루(287개) 팀이었다. 집중력 있는 타선이 내보낸 주자를 그만큼 많이 불러들였다. 그에 반해 키움은 최다 잔루(371개) 팀이었다. 정반대 성향의 두 팀의 팀 컬러는 이날도 이어졌다.
반면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7이닝 7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에도 시즌 6패(3승)째를 떠안았다. 김준완과 이지영의 멀티히트 포함 총 5안타에 그친 타선이 야속했다.


롯데는 김민석(중견수)-안권수(좌익수)-전준우(지명타자)-안치홍(1루수)-고승민(우익수)-노진혁(유격수)-한동희(3루수)-유강남(포수)-박승욱(2루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댄 스트레일리.
키움은 김준완(좌익수)-김혜성(2루수)-에디슨 러셀(유격수)-이원석(지명타자)-이지영(포수)-박준태(우익수)-김휘집(3루수)-임지열(1루수)로 타순을 짰다. 선발은 아리엘 후라도.
이날 특이점은 1군으로 콜업된 김준완이 1번 전진 배치, 줄곧 1번으로 나서던 이정후가 원래 타순인 3번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경기에 앞서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준완이 최근 퓨처스에서 성적이나 출루율 등 모든 것이 좋다고 보고받았다. 현재 팀 타선이 침체를 겪고 있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해서 선두 타자로 바로 등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후는 결국 클린업에서 타점을 올려줘야 한다. 3번에서 지난해처럼 해주면 타선이 살아날 것 같다"고 희망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스트레일리에게 최선을 다해 열심히 싸워달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스트레일리뿐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고 전했다.
팽팽한 투수전→위기의 5회, 후라도는 무너졌고 스트레일리는 버텼다


결국 키움 후라도가 먼저 무너졌다. 후라도는 4회까지 안타 두 개, 볼넷 하나를 내주면서도 공 50개로 막는 효율적인 피칭으로 무실점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롯데의 특별검사(특검)' 노진혁이 활로를 뚫었다. 5회 선두타자로 나선 노진혁은 후라도의 커브를 통타해 좌중간 2루타를 만들었다. 한동희가 희생번트로 3루로 보냈고 박승욱이 좌중간 안타로 노진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롯데의 1-0 리드.
스트레일리에게도 첫 위기가 닥쳤다. 5회말 1사에서 이지영이 중전 안타로 출루하고 김휘집이 좌익선상 안타를 때리면서 2사 1, 2루가 된 것. 하지만 임지열을 초구에 3루 땅볼로 돌려세우며 5회를 실점 없이 마무리했다. 스트레일리는 6회에도 김혜성과 이정후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으나, 러셀을 헛스윙 삼진, 이원석을 3루 땅볼로 처리하며 시즌 3번째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완성했다. 총 투구 수는 93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8㎞였다.
끝내 터지지 않은 키움 타선, 롯데가 허락한 건 3루까지였다


하지만 키움 타선은 끝내 후라도의 패전 투수 요건을 지워주지 못했다. 김상수(7회)-구승민(8회)-김원중(9회)이 차례로 등판했고 무실점으로 롯데의 승리를 지켰다. 김상수는 KBO리그 역대 11번째로 통산 110홀드를 달성했고 김원중은 시즌 11세이브에 성공했다. 키움 입장에서는 7회말 1사 3루, 8회말 2사 1, 2루 두 번의 기회를 모두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