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JV' LG엔솔, 파나소닉 5배 북미 생산량 확보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3.05.2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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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JV' LG엔솔, 파나소닉 5배 북미 생산량 확보


LG에너지솔루션의 4번째 JV 파트너는 현대자동차그룹이었다. 2009년 현대차그룹의 첫 친환경차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배터리 공급으로 시작된 양사의 파트너십이 인도네시아에 이어 미국 JV로 이어졌다. 신설 JV는 2025년 완공·양산이 목표다. 연산량 30GWh 규모로 전기차 30만대 물량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만 324GWh 생산체제를 마련하게 돼 경쟁사를 압도하게 됐다.



26일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이런 내용의 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JV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공장(HMGMA)가 위치한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브라이언 카운티에 건설된다. 5조7000억원 이상 투입되며 양사는 신규 JV의 지분 50%를 각각 보유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투자를 통해서만 현지에 총 255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미시간(26GWh)·애리조나(4GWh) 독자공장까지 포함하면 324GWh다. 400만대 전기차를 생산하는 양이다.

북미 배터리 시장은 한국·일본 기업이 주도한다.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가장 많은 생산물량을 확보한 곳은 SK온이다. 독자공장, 포드·현대차 JV를 통해 185.5GWh 물량을 확보했다. 삼성SDI가 스테란티스·GM과 설립하는 JV의 합산 생산 규모는 63GWh다. 파나소닉은 미국 네바다주에 테슬라와 35GWh 규모의 JV를 운영하고 캔자스주에 30GWh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확보한 생산물량은 SK온의 1.7배 수준이며, 삼성SDI·파나소닉의 5배를 넘는다.



시장 점유율 1위도 예약하게 됐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북미에서 판매된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위는 파나소닉이었다. 현지 전기차 판매 1위 테슬라에 힘입어 점유율 48%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8%의 점유율로 2위였다. 북미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2025년부터는 확고한 1위가 예상된다. 경쟁사의 증설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을 넘어서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JV 파트너 외에도 독자공장을 통해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 공급량을 확대 중이다. 토요타 등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주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의 신규 JV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전기차 보조금 수혜도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배터리 부품의 50% 이상 북미 지역 내 생산·종립 △핵심광물의 40% 이상을 북미·일본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가공해야 보조금이 지급된다.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7500달러, 한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3750달러가 주어진다. 현재 IRA 보조금 대상 전기차에 가장 많은 배터리를 공급하는 회사도 LG에너지솔루션이며, 이들 차량들 대부분에 7500달러 보조금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배터리 시장"이라면서 "2021년 64GWh였던 배터리 시장 규모가 연평균 63% 성장세를 보이며 2025년 453GWh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도 커지고 있어 이에 따른 수혜도 점쳐진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대차와의 JV 계약을 체결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강자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산업의 선두주자 LG에너지솔루션이 손을 잡고 북미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차별화된 글로벌 생산역량, 독보적 제품경쟁력을 더욱 강화하여 세계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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