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락실2’ 미미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머니투데이 조이음(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3.05.26 10:28
글자크기
사진제공=tvN사진제공=tvN


미미는 2015년 데뷔한 그룹 오마이걸의 랩 담당 멤버다. 팀 내에 유일한 래퍼로 자신의 파트를 완벽하게 소화, 9년 차 아이돌 오마이걸의 무대 완성도를 높인다. 랩 가사 대부분을 직접 쓰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무대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래핑으로, 높은 가사 전달력으로 청중을 사로잡는다. 긴 팔과 다리로 시원하게 안무를 소화하며 다른 멤버들과는 다른 색으로 존재감을 뽐낸다. 하지만 미미는 오마이걸 멤버 중에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비중을 차지하는 멤버는 아니었기에, 그의 매력을 속속들이 아는 이들은 미라클(오마이걸 팬덤명)이 대부분이었다. 대중에게 미미는 오마이걸의 카리스마 래퍼 정도로만 알려졌었다.

숨겨졌던(?) 미미의 매력은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킨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던 크리에이터 활동을 통해 그는, 그의 표현대로 “하고 싶은 걸 다 한”다. 달달이 러버(달콤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답게 달콤한 음식들을 한 상 가득 모아 먹방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밀가루 끊기 챌린지에 도전해 힘겨워하는 모습을 담기도 한다. 본업 실력을 자랑하며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곡을 커버하거나 춤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어떤 영상에는 사람 김미현(미미 본명)의 삶을 잠시 들여다볼 수 있다. 밈PD 채널의 색은 미미 그 자체. 무엇을 하든 즐기는 미미의 모습이 작가님(밈PD 채널 구독자 명)에게까지 즐거움을 전염시키고, 미미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보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그 결과 미미의 첫 고정 예능인 tvN ‘뿅뿅 지구오락실’ 출연으로까지 이어졌다. 첫 예능에서도 ‘미미스러움’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는 지난 12일 첫 방송된 ‘뿅뿅 지구오락실2’(이하 ‘지락실2’)로도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사진제공=tvN사진제공=tvN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뿅뿅 지구오락실’에서도 미미의 활약은 대단하다. ‘지락실2’는 지구로 재 탈출한 토롱이를 잡기 위해 다시 뭉친 지구 용사 4인방의 예측 불허 대모험을 담은 프로그램. 겨울왕국 핀란드로의 출발에 앞서 출연진은 게임을 통해 쟁취한 드라마 속 캐릭터로 신분을 세탁한다. 미미는 드라마 ‘SKY캐슬’ 속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의 모습으로 분하는데, 마치 드라마를 찢고 나온 듯한 싱크로율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특히 드라마에서 김주영이 자녀를 서울 의대에 보내겠다는 열망에 사로잡힌 엄마들에게 하던 백발백중 대사까지 자신의 색으로 소화해 웃음을 더한다. 마치 핀란드에서도 빵빵 터질 자신의 활약을 내다보기라도 한 듯, 운명처럼 만난 캐릭터일 정도다.

핀란드에서 진행된 첫 게임부터 미미는 지난 시즌보다 한층 뻔뻔하고 과감해진 입담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게임 시작 전 제작진이 제시한 조건을 잊고 오답을 말한 뒤에는 능청스러운 응수로, 여전히 자신의 발음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제작진을 향해 “이제는 좀 알아들으세요”라며 당당한 반응으로 극과 극을 오간다. 예측 불가한 참신한 답변으로 멤버들은 물론 제작진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건 이제 흔한 일이다. 자신의 연달은 실패로 멤버들의 허기를 달랠 수 없게 되자 미안해진 미미는 승부수를 띄운다. ‘당’으로 끝나는 단어 세 개를 단어를 제시하라는 제작진의 말에 미미는 하필 ‘민주당, 새누리당, 공산당’이라고 답해 현장을 초토화시킨다. 아슬아슬하고도 아찔한(?) 미미의 답변은 ‘줄줄이 말해요’ 게임에 제대로 한 획을 긋는다.

숙소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미미는 예능 신으로부터 보살핌을 받는 듯 의도치 않은 웃음을 안긴다. 저녁 식사를 위한 ‘명대사 퀴즈’에서 미미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출제된 드라마와 영화 대부분을 보지 않았다고. 그런 미미가 여러 번 봤다는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이 문제로 출제되자 그는 자신 있게 답을 외친다. 하지만 특유의 톤으로 외친 오답은 제작진을 당황케 하고, 미미는 제 답을 부연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이후에도 미미가 외치는 답마다 제작진은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해 웅성거리는 상황이 왕왕 발생하자 이은지는 제작진을 향해 “우리 미미가 말하면 웅성거리지 않기로 해요”라며 중재에 나선다.


사진제공=tvN사진제공=tvN
저녁 이후 가볍게 진행될 예정이던 훈민정음 윷놀이는 미미의 양심고백과 함께 미궁에 빠지고 만다. 동생즈(영지, 유진)가 첫 승리를 거두고, 두 번째 게임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미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자신의 영어 사용을 고백한다. 미미의 청렴결백함(?)에 놀란 동생즈는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승리한 게임에서 한 번씩 영어를 사용했음을 털어놓는다. 일찍 끝날 줄 알았던 게임은 3시간 넘게 이어지고, 결국 언니즈(은지, 미미)가 승리한다.

지난해 미미는 ‘지락실’을 통해 자신의 매력을 만방에 알렸다. 순수하게 빛나는 예능감으로 일회성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고정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까지 이어졌다. 또 밝고 건강한 매력을 바탕으로 하는 의류 광고와 정직과 신뢰의 이미지가 필요한 금융 광고까지 섭렵하며 미미의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무대 위 카리스마와는 전혀 다른 특유의 발음(일명 미미어)과 순수한 예능감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예능 치트키 미미. 기대 이상의 오답 퍼레이드에 절묘한 타이밍까지 더해지니 ‘지락실2’에서도 매회 그의 등장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이번 주에는 또 어떤 웃음을 줄는지, 웃수저 미미의 활약을 전적으로 믿어볼 참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