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올랐다" vs "여전히 하락중"…왜 다른가 했더니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2023.05.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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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사진은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3.5.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사진은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3.5.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 아파트가격이 1년 만에 상승했다는 정부 기관의 통계가 발표된 가운데, 민간 통계에서는 여전히 집값 하락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표본, 조사방식 등이 달라 통계치에도 차이가 발생한 것인데 실수요자들의 의사결정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B부동산이 26일 발표한 주간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1% 하락했다. 지난주(-0.17%) 대비 하락폭이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자치구별 변동률을 보면 소폭 상승한 송파구(0.11%), 강남구(0.04%)를 제외하면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용산구(-0.35%), 강북구(-0.35%), 노원구(-0.25%), 구로구(-0.22%)의 낙폭이 컸다. 송파구는 4주째, 강남구는 2주째 상승을 보였지만 서울 평균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도 지난주 32.2보다 소폭 하락한 29.0으로 나타났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다'를 의미한다. 전주 대비 매수자가 더 줄어든 셈이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은 매수문의가 거의 없고 매도자만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집값 올랐다" vs "여전히 하락중"…왜 다른가 했더니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통계와 차이가 있다. 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상승했다. 2022년 5월 2일(0.01%) 이후 1년여 만의 상승전환이다.

송파구(0.26%), 강남구(0.19%), 서초구(0.13%)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강동구(0.05%), 용산구(0.04%), 중구(0.03%) 등 전주 대비 오르면서 서울 평균을 밀어올렸다.


부동산원 측은 "가격회복 기대심리로 주요 지역 선호단지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된 후 매매가가 더 오르는 등 전체적으로 상승전환 했다"고 밝혔다.

민간기관인 KB부동산과 정부기관인 부동산원의 통계가 이처럼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표본 규모와 조사자, 조사방식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KB부동산의 주간조사 아파트 표본은 6만3000가구로 한국부동산원 3만6000가구보다 1.75배 가량 많다. 이에 더 많은 표본을 확보한 KB부동산이 세대수가 적은 아파트를 비롯한 미세한 시장 움직임까지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집값 올랐다" vs "여전히 하락중"…왜 다른가 했더니
조사자와 조사방식도 다르다. KB부동산은 공인중개사가 실거래가에 근거해 가격을 입력하고 이후 지역별 KB담당자가 검증 및 확정을 한다. 이때 매수자와 매도자의 호가는 반영하지 않는다. 반면 부동산원은 부동산 시장조사 전문가가 자료 및 현장조사 등을 통해 거래가능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월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의 통계 차이를 지적하는 의원의 질의에 "조사하는 표본수집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일정한 차이가 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두 기관의 통계 차이가 시장에 혼란을 야기한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이번처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경우에는 실수요자들의 주택구매 의사결정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 3일 열린 주택통계 지수검증위원회에서는 부동산원과 민간통계기관 통계와의 괴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한편,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1% 하락했다. 수도권(-0.11%), 5개광역시(-0.15%), 기타지방(-0.07%) 모두 하락세가 이어졌다. 시도별로는 부산(-0.18%)과 대구(-0.18%)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도 지난주보다 0.09% 내렸으나 낙폭은 전주(-0.14%) 대비 줄었다. 서울도 0.07%) 하락하며 전주(-0.13%)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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