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표방하던 이랜드, 고가 다이아몬드 내놓는 이유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23.05.3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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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표방하던 이랜드, 고가 다이아몬드 내놓는 이유


중저가 주얼리 시장을 공략하던 이랜드그룹의 계열사인 이월드 (1,835원 ▲29 +1.61%)가 다이아몬드 등 고가의 보석으로 만든 파인 주얼리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의류부터 액세서리까지 중저가 브랜드를 표방하던 이랜드의 색다른 변신이다. 이월드는 고가의 파인 주얼리 시장에서 가성비 다이아몬드를 앞세워 예물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30일 주얼리 업계에 따르면 이월드는 최근 롯데백화점 노원점에 파인 주얼리 브랜드인 '더그레이스런던'의 첫 매장을 내고 유통망 확대에 나섰다.



이월드가 파인 주얼리 시장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랜드그룹은 그간 로이드, 오에스티, 클루 등 중저가 주얼리 브랜드를 통해 사업을 전개해 왔다. 이는 2018년 4050 중년 여성으로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해 그레이스 라인을 론칭한 이후 5년 만의 신규 브랜드다.

이랜드그룹의 유일한 상장 계열사인 이월드는 테마파크인 이월드를 운영하는 테마파크 사업 부문과 '로이드'로 대표되는 주얼리 사업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주얼리 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199억원으로 회사 매출의 66.6%를 차지한다. 그만큼 주얼리 사업 부문이 이월드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하지만 주얼리 사업부의 매출액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0년만 해도 1169억원을 기록한 매출액은 2021년 993억원, 지난해 850억원을 기록했다. 중저가 아날로그 시장이 침체하면서 매출이 줄어든 데다 회사가 주얼리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액세서리 SPA 브랜드 '라템(LATEM)'의 사업을 접은 영향이다. 이밖에 채널 효율화 과정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줄어든 것도 매출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2019년 말 이월드가 전개하는 쥬얼리 매장은 387개에서 지난 1분기 210개까지 줄었다.

이 가운데 이월드가 기존에 없던 파인 주얼리 브랜드 시장에 나선 것은 최근 주얼리 업계가 프리미엄 라인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지속되고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백화점의 혼수와 예물 매출은 증가하고 있는 데다 특히 명품 예물과 프리미엄 상품 카테고리의 성장세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단에 따르면 국내 주얼리 시장 규모는 2020년 5조4117억원에서 2021년 5조5727억원, 2022년 6조3421억원으로 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상품을 중심으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월드는 더그레이스런던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과 친환경성을 띤 파인 주얼리로서의 브랜딩을 강화한다. 일례로 더그레이스런던에서 내놓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연구실에서 고온고압 방식으로 생산한 인공 다이아몬드다. 천연 다이아몬드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채굴 과정이 없어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받는다.


해외 진출을 목표로 설계된 브랜드라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국에 진출 예정이다. 이 밖에 스마트워치 등 착용형(웨어러블. Wearable)도 이월드 주얼리 사업 부문이 집중하는 카테고리다. 기존 아날로그 시계의 빈자리를 스마트워치와 여기에 쓰이는 스트랩 등이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올해 주얼리 수요 변화에 맞춰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와 웨어러블에 집중해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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