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적 '공간관리'에 MZ세대 뛰어들자…'75억' 투자 몰렸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3.05.2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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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관리 전문가 육성 위한 '클리니어 위드' 설명회 모습/사진=한국공간데이터공간관리 전문가 육성 위한 '클리니어 위드' 설명회 모습/사진=한국공간데이터


'공간(건물)관리업' 시장에 MZ세대들이 판을 뒤엎고 나섰다. 처음엔 후진적이고 낡은 산업이라는 이미지에 외면받았지만 MZ세대들이 일으킨 혁신에 투자자들도 마음을 돌렸다. 퓨처플레이, CJ인베스트먼트, SK디앤디, 신한캐피탈 등으로부터 총 75억원을 투자받은 공간관리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스타트업 '한국공간데이터'의 이야기다.

'꼰대' 시장에 MZ세대+IT기술 들어오니…'공간관리 시장' 효율성 쑥↑
건물 하나를 관리하는 데는 청소, 시설관리, 유지보수가 필수다. 겉만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사무실 바닥부터 에어컨·카펫·특수 청소, 출입문·전구·수전·화장실 등 시설물 수리, 비품 구매·관리, 소독·방역, 간식 서비스 등 업무의 범위와 영역이 매우 다양하고 넓다. 한국공간데이터는 '공간관리'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기업이다.



하지만 문제는 공간관리 시장 자체가 후진적이라는 점이다. 우민경 한국공간데이터 성장본부장은 처음 이 시장을 접하고 "꼰대 같다"고 느꼈다. 우 본부장은 "소위 말하는 '고인물' 시장이었다"며 "기본적으로 나이대가 높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소통 자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가 본 공간관리업은 디지털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가장 기본적인 이메일로 소통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인력만 보내놓고 서비스 품질이나 만족도는 나 몰라라 하는 고객에게 무관심한 시장이었다.

한국공간데이터는 이런 시장을 깨부수기 위해 20~30대 청년들이 모여 '클리니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젊은 매니저, 서비스 전문가들을 투입해 고객사별로 전담 매니저를 배정하고 인력배치부터 품질 점검, 서비스 만족도까지 모두 챙긴다.



공간 관리 플랫폼 스페이션 이미지 /사진=한국공간데이터공간 관리 플랫폼 스페이션 이미지 /사진=한국공간데이터
무엇보다 디지털화까지 이끌고 있다. 공간관리 플랫폼 '스페이션' 개발을 통해서다. 스페이션은 고객사가 요청한 사항들을 담당 매니저가 체크할 수 있도록 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활용해 때마다 알아서 공간관리가 이뤄지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예컨대 카펫 청소 시기가 다가오면 시스템에서 알림이 보내 고객사가 요청할 필요 없이 알아서 관리되는 셈이다. 스페이션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50% 이상 개선했다.

나아가 '공간관리 전문가'를 육성하고 일관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일종의 프랜차이즈 사업인 '클리니어 위드'도 시작했다. 기존의 단순히 하청을 주는 파견식이 아니라 본사가 체계적으로 교육해 전문성을 키우고, 마케팅이나 고객서비스는 본사에서 담당해 품질 관리에만 집중하게 한다. 현재 '클리니어 위드'에 참여한 공간관리 전문가 20명이 현장을 누비고 있다.

1년 만에 월 매출 270% 성장…50조 시장의 새로운 '유니콘' 도전
변화는 숫자로 나타났다. 한국공간데이터의 지난해 1월 고객사 수는 235개, 매출액은 월 4억8000만원이었으나 지난 3월 기준 고객사 수는 510개, 매출액은 월 12억9000만원으로 성장했다. 1년 만에 고객사는 2배 이상, 매출액은 3배 이상 늘었다. 대표 고객사는 SK디앤디,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 헤이그라운드, 서울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노 호텔앤리조트 등이다.


한국공간데이터의 목표는 배가 고프면 배달의민족 앱을 켜듯, 공간관리가 필요하면 클리니어를 찾도록 만드는 것이다. 김현우 한국공간데이터 대표는 "공간관리 시장은 총 45조원 규모로 추정돼 기회가 많은 분야지만 여전히 후진적이고 기술 발전이 더디다"며 "공간관리가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클리니어가 떠오를 수 있도록 기술과 서비스를 혁신해 나가겠다"고 했다.
클리니어 로고 /사진=한국공간데이터클리니어 로고 /사진=한국공간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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