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5일(현지시간) 국내언론사 뉴욕특파원들과 저서 '대한민국 생존해법' 발간과 관련해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 박준식 기자
지난 대선 여권경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패한 이후 미국 연수행을 택했던 그는 조지워싱턴대학에서 1년 간 세계정세를 연구한 결과를 최근 출간한 저서로 정리했다. '대한민국 생존전략'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지난해 6월 이후 세계정세가 탈냉전 시대를 마감하고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라는 '신냉전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적시했다.
이 전 총리는 현 정부의 대중 외교에 대해 "20여년간 그래도 중국과 친교를 쌓았고 대화가 통하기 때문에 안보적 측면에서 미국이 우리 동맹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저들을 설득을 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설득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을 과하게 도발하면서 괜한 미움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2030년이면 경제력 측면에서 미국을 넘어선다는 분석이 나오는 마당에 미중대립 사이에서 지혜롭지 못한 처신을 한 결과 대중무역적자가 커졌고 이는 현 정부의 외교 실패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일파인 이 전 총리는 대일외교에 대한 질문에도 "기본적으로 강제징용배상에 대한 양국의 해법은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내놨던 제3자 배상으로 이미 수렴되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현 정부가 미국의 요청을 받고 조급하게 일본의 주장을 모두 수용한 일방적인 방안을 밀어붙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상대방의 주장을 국내여론의 합의도 없이 받아들인 탓에 국민들은 낭패감을 느낀다"며 "일본과는 국내정치와 외교를 분리해 명분과 실리를 살리는 협상을 할 수 있었는데 그게 너무 아쉽다"고 평가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이후의 성과에 대해서도 이 전 총리는 "미국에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야 하는 것이 외교의 본질"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미국이 6.25 한국전쟁에서 맺은 혈맹이라는 이유로 얻는 것도 없이 그냥 막퍼주는 외교를 하면서 국민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빈외교로 한국의 격이 올라갔는 지는 모르겠지만 국내 기업들이 바라던 대미투자와 인센티브 확대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낙연 전 총리는 1년간 머물렀던 미국을 오는 6월 초 떠나 독일을 방문해 2~3차례 강연한 이후 6월 말 귀국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최근 남평오 전 총리실 민정실장, 조정식 당사무총장 등을 미국에 보내 그의 국내 복귀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경선 이후 조직이 뚜렷하지 않았던 이낙연계 인사들은 최근 박광온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자 삼삼오오 결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