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한 달간 19승 9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를 호령했던 해적단의 기세는 5월 들어 5승 15패로 온데간데없다.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가 변화를 줘야 할 5가지 중 가장 먼저 꺼내놓은 것이 '선발 카스트로(Start Castro)-후보 배지환(Bench for Bae)'라는 건 의미심장하다.
하지만 5월 들어 주루에서 실수가 잦아지면서 기세가 꺾였다. 7번의 도루 시도 중 성공은 단 3번뿐이었고, 시즌 도루 성공률도 효율 마지노선인 75% 이하로 떨어지면서 팀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배지환의 5월 타율이 0.286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가 나쁜 타자였던 적은 없다. 하지만 그의 주루는 피츠버그에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배지환의 빠른 발이 더 이상 무기가 되지 못한다면 경쟁자 카스트로와 비교해 뚜렷한 강점이 없다는 것이다. 배지환은 2루수, 유격수, 중견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지만, 각종 수비지표에서 메이저리그 평균 이하다. 타격에서도 배지환은 45경기 타율 0.264, 2홈런, OPS 0.666, wRC+(조정 득점 생산력) 84, 카스트로는 44경기 타율 0.263, 5홈런, OPS 0.805, wRC+ 123으로 생산성에서 열세를 보인다.
우완 투수를 상대로 아쉬운 점도 배지환보다 카스트로의 선발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배지환은 좌타자임에도 우완 투수에 타율 0.239, 좌완 투수에 0.324로 역상성의 성적을 내고 있다. 그에 반해 스위치히터인 카스트로는 우완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26 출루율 0.418 장타율 0.717로 확실한 강점이 있다.


이어 "배지환과 카스트로는 비교했을 때 동등한 수비수다. 카스트로에게 불행한 현실은 플래툰을 돌면서 배지환이 대부분의 플레이타임과 타석을 보장받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카스트로가 우완 투수를 상대로 (희망이 있다는) 신호를 보여주고 배지환이 무모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데릭 셀튼 피츠버그 감독은 2루 운영을 어떻게 해야할 지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카스트로에게 타석을 보장하라는 이야기다. 지금 당장은 카스트로가 유격수, 배지환이 2루수로 선발 출전 중이지만, 크루즈가 돌아오는 8월이면 한 명은 벤치로 가야 하는 경쟁 구도다.
배지환은 텍사스전 후 인터뷰에서 "지금 내게 가장 큰 숙제는 경기 상황을 잘 읽고 내 발을 사용할 때와 아닐 때를 구분하는 것 같다"면서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 그가 달라진 태도로 시즌 끝까지 주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