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사내독립법인(CIC)인 쿠루(KooRoo)는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교환스테이션(BSS)을 올 하반기 런칭한다.
현 기술 수준에서 전기 오토바이의 경우 완충시 주행거리가 60~70㎞ 수준에 불과하다. 배달 라이더들의 경우 하루에 100~150㎞ 수준을 달린다고 한다. 충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전기 오토바이 보급이 어려웠지만, '20초 교환식'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연료가격 등을 고려했을 때 전기 오토바이를 모는 사람들이 늘어날 게 유력하다.
정부도 교환형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 오토바이 보급에 힘을 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이륜차 배터리 교환사용 시스템의 실증을 추진한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구체적 실증 대상은 전기이륜차 30대, 배터리 공유스테이션 4기, 교환형 배터리 66개, 서울 맥도날드 2개소(강남 청담 DT점 및 은평 구산점), 경주 황리단길 관광 렌트사업자 카빙 등이다.
산업부는 "실증을 통해 배터리 공유스테이션 기술개발 및 표준화 사업의 개선 요소를 발굴하고, 실수요자인 배달사업자와 렌트사업자 등의 서비스 수요를 반영한 플랫폼 개발을 내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전기이륜차 수요가 많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도 팔을 걷었다. 배터리팩 없이 전기이륜차 차체만 구매하고, 배터리 공유서비스를 활용할 경우에도 전기이륜차 보조금의 60%를 지원키로 했다. 일정액을 지불한만큼 배터리를 교환하며 전기 오토바이를 타는 라이더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교환형 배터리는 전기차 생태계에서 좀처럼 뿌리를 내지 못해왔다. 배터리 규격 통일이 어려웠고, 배터리 교환 설비의 유지비용이 비쌌으며, 교환 과정에서 안전 문제를 염려하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지 못했다. 르노와 같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교환형 배터리 사업을 추진했으나 사실상 실패했던 바 있다.
하지만 보다 작은 규모의 배터리를 장착하는 전기 오토바이의 경우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에 깔린 편의점 등에 작은 규모의 BSS만 있어도 전기 오토바이의 배터리 교환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며 "전기 오토바이의 경우 충전식이 표준이 된 전기차와 다른 길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