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감산에 콩고물 와르르... 주가 2배 뛴 '이 종목'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3.05.2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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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감산에 콩고물 와르르... 주가 2배 뛴 '이 종목'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심리에 한미반도체가 연일 강세다. AI(인공지능) 칩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수요가 강해질 것으로 보고 한미반도체에 대한 눈높이를 높였다.



25일 한미반도체 (136,500원 ▲200 +0.15%)는 전 거래일 대비 750원(2.82%) 오른 2만7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도 52주 신고가(2만7600원)를 기록했는데 이날도 장중 2만9450원까지 올라가며 다시 한 번 기록을 깼다.

한미반도체의 주가가 연일 강세를 보이는 것은 하반기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급망 재고조정 여파로 반도체 제조사들의 재고자산이 급증하자 삼성전자 (79,400원 ▲500 +0.63%), SK하이닉스 (179,100원 ▲400 +0.22%) 등은 감산을 진행 중이다. 올 3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나타날 전망인데 한미반도체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본딩 장비를 생산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반도체의 월별 수주 금액은 지난해 12월을 저점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올 3분기부터는 실적도 본격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오픈AI의 챗GPT(Chat GPT), 구글 바드(Bard) 열풍으로 AI용 반도체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도 한미반도체에 호재로 작용한다. 전날(24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AI 열풍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개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전세계 AI용 반도체 90% 이상을 납품한다.

엔비디아가 개발한 AI용 반도체 H100에는 인공지능 연산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돼 있는데, 한미반도체는 이를 생산하기 위한 후공정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AI 수요가 본격화되면 한미반도체도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딥러닝 구현을 위한 HBM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며 "HBM 생산을 위해 필요한 어드밴스 패키징(반도체 후공정) 관련 본딩 장비에 대한 수요는 한미반도체의 실적 개선폭을 빠르게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AI용 반도체 시장이 새롭게 열리며 한미반도체가 후공정 장비 시장에서 선발 주자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으론 ASML, 램 리서치, AMAT 등이 거론된다. TSMC, 삼성전자 등이 패키징에서의 차별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이에 강점을 가진 한미반도체도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기대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미반도체는 과거 SK하이닉스에 본딩 장비 납품 이력도 있다는 점에서 후공정장비 부문에서 BESI와 같은 세계적 회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며 "ASML과 램리서치와 같은 굴지의 기업 수준에 미치지는 못해도 AI 열풍을 등에 업고 후공정 부문에서만큼은 업계 1위를 향해 달려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한미반도체는 HPSP에 투자한 뒤 일부 지분을 매각해 47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증권가에서는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추후 R&D(연구개발)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해석한다.

국내 증권사들은 한미반도체에 대한 목표주가를 높였다. △NH투자증권 1만8000원 → 2만5000원 △삼성증권 1만5500원 → 2만3000원 △하나증권 2만원 → 2만5000원 △BNK투자증권 1만9000원 → 2만4000원 △현대차증권 2만2000원 → 3만2000원 등이다.

반면 주가가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한미반도체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성장성이 높은 건 맞지만 올해 예상 실적 대비 최근의 주가 상승 속도가 다소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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