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오랜만에 대량득점 터졌다... 홈런 '꼴찌' 소총부대의 반격인가, '하룻밤의 꿈'인가

스타뉴스 부산=양정웅 기자 2023.05.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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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보근이 25일 사직 NC전에서 3회 2타점 2루타를 때려낸 후 질주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롯데 정보근이 25일 사직 NC전에서 3회 2타점 2루타를 때려낸 후 질주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국해성이 25일 사직 NC전에서 이적 후 첫 안타를 기록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롯데 국해성이 25일 사직 NC전에서 이적 후 첫 안타를 기록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타선의 침체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롯데 자이언츠가 오랜만에 시원한 타격을 보여줬다. 일시적인 현상일지, 아니면 변화가 성공적으로 작용하고 있는지 지켜볼 일이다.



롯데는 2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11-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NC와 3연전을 2승 1패, 위닝 시리즈로 마감했다.

이날 롯데 타선은 초반부터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회 말 김민석의 볼넷과 안권수의 안타로 만든 무사 2, 3루 기회에서 전준우가 2루수 쪽 내야안타를 기록하며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안치홍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며 1회 2점을 얻었다. 롯데는 2회에도 더블스틸로 한 점을 추가하며 상대 선발 이용준을 강판시켰다.



롯데는 3회 말 빅이닝을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바뀐 투수 이준호를 상대로 무사 만루를 만든 롯데는 고승민의 밀어내기 볼넷과 정보근의 2타점 2루타가 연달아 나오며 달아났다. 이어 박승욱의 2루 땅볼과 김민석의 희생플라이까지 나오며 3회에만 5득점을 기록했다.

롯데 노진혁(오른쪽)이 25일 사직 NC전에서 득점을 올린 후 박승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롯데 노진혁(오른쪽)이 25일 사직 NC전에서 득점을 올린 후 박승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 롯데는 5회에는 NC의 중계플레이 실수 속에 한 점을 얻었고, 8회에도 폭투와 국해성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점을 추가하며 두 자릿수 득점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롯데가 올 시즌 10점 이상 얻은 건 이날 경기까지 3차례 있었다. 4월 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10-12로 패배했던 롯데는 같은 달 22일 창원 NC전에서는 10-6으로 승리했다. 10점 차 이상의 대승은 올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올 시즌은 리그 평균 타율이 0.256으로, 리그 전체 규정타석 3할 타자가 단 5명뿐이었던 2006년(0.255)과 비슷한 '투고타저' 시즌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와중에도 롯데는 팀 성적에 비하면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는 상황이다. 팀 순위는 1위 LG 트윈스와 2경기 차 3위지만 팀 타점(164점)과 OPS(0.682)는 6위, 팀 홈런은 최하위(16개)에 위치하고 있다.

롯데는 믿었던 전준우나 안치홍, 한동희, 유강남 등이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안권수 역시 팔꿈치 부상의 여파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이에 롯데는 3할 타자가 한 명도 없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는 팀 타율 4위(0.267), 홈런 5위(106개), OPS 5위(0.711) 등 중위권 정도의 타격을 보여줬다. 그렇기에 올해 타격 침체, 특히 장타력의 감소가 더욱 체감되고 있다.

지난해 선수 시절의 이대호.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지난해 선수 시절의 이대호.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25일 경기를 앞두고 "(장타력 감소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대호의 부재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선수 생활 마지막 시즌인 지난해 타율 0.331 23홈런 101타점 OPS 0.881의 호성적을 거두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거포 한 명이 사라진다는 건 생각보다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서튼 감독은 "한동희, 전준우, 안치홍 등이 작년에 비해 타격감이 떨어진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공격지표로는 그렇게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이들이 타격감이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기대감도 놓지 않았다. 감독의 말처럼 롯데는 곧바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희망을 보여줬다.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25일 경기에서 얻은 11점 중 1회 전준우의 내야안타와 3회 정보근의 2타점 2루타를 제외하면 적시타로 나온 점수는 없었다. 찬스에서 희생플라이나 내야 땅볼, 과감한 주루플레이로 득점을 올리는 장면은 인상적이었지만, 해결사 노릇을 해줄 선수가 없다는 건 팀 입장에선 아쉬운 일이다.

결국 기존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침체된 선수들이 살아나고, 현재 무릎 힘줄 부상으로 빠진 외국인 타자 잭 렉스까지 돌아온다면 다시금 공격력이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롯데 한동희. 롯데 한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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