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3조원들여 '美 투자회사' 설립…김동관 '빅픽처' 속도전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3.05.25 15:40
글자크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한화그룹이 친환경 에너지 및 우주산업과 관련한 김동관 부회장의 '빅픽처'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퓨처프루프(Hanwha Futureproof)에 각 6557억원씩 출자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모두 김 부회장이 수장으로 이끌고 있는 한화그룹의 계열사다.

한화퓨처프루프는 지난 3월 신설한 법인으로 전략자산투자와 지분인수를 주요사업으로 한다. 전태원 ㈜한화 전략기획실장이 대표이사를 맡았고,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50%씩을 갖고 있다. 한화 측은 출자에 대해 "미국 내 우수 자산 및 회사 투자 건 참여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대상으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이 장시간 공을 들여온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미국 재생에너지 분야 전문 투자회사인 샌드브룩캐피털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이 부분에 신경 쓰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미국 태양광 모듈 1위 업체기도 하다. 미국 조지아에는 총 3조원 이상을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IRA(인플레이션방지법)에 따라 태양광 제품 생산 기업은 세액 공제 등 다양한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화, 1.3조원들여 '美 투자회사' 설립…김동관 '빅픽처' 속도전
우주산업 분야 역시 투자 가능 대상으로 손꼽힌다. 한화퓨처프루프에 출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한국판 스페이스X'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김 부회장은 그룹 항공우주사업 전담조직인 '스페이스 허브'의 팀장을 직접 맡으며 우주 관련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우주수송, 인공위성, 우주탐사를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한화퓨처프루프를 통해 LNG(액화천연가스)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말 역시 나온다. 한화그룹은 2018년부터 한화임팩트를 통해 미국 텍사스에서 LNG 터미널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넥스트디케이드에 투자를 해왔다. 투자를 통해 확보한 이사회 의석 한 자리에 전태원 한화퓨처프루프 대표가 이름을 올렸던 적이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시너지를 낼 사업으로 LNG를 낙점했다. 김 부회장이 주도한 인수 작업 과정에서는 미국의 LNG를 유럽에 공급하는 사업까지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그룹은 LNG를 '수소'로 가는 길의 징검다리 사업 격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김 부회장은 수소의 생산·저장·충전·사용 등 밸류체인 구축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방산, 우주, 조선, 신재생 에너지 등 다양한 신사업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며 "김동관 부회장의 새로운 사업 구상을 바탕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