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에서 만든 청정수소 "저렴한 저탄소 에너지"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2023.05.26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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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원자력청정수소 포럼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원자력청정수소 포럼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탄소중립 시대 주요 에너지인 수소를 생산하는 여러 방법 중 가장 친환경적인 방법은 물(H₂O)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 방식(그린수소)이다.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하면 그만큼 탄소가 배출되는 탓에 수전해 방식의 성공은 얼마나 탄소중립적인 전기를 쓰느냐에 달려있다. 우리 원전업계는 글로벌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수전해 방식으로 '원자력 청정수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코리아)는 25일 1박2일 일정으로 부산 벡스코에서 '원자력 청정수소 국제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국내 최대규모 기후산업 전시회인 '2023 기후산업국제박람회'의 하나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원자력 수소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원전분야 민·관·산·학·연 관계가 150여명이 참석해 국내외 원자력 청정수소 기술의 동향을 논의했다.



현재 주로 공급되는 수소는 석유화학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와 천연가스를 분해해서 만드는 개질(추출)수소 방식이다. 이 둘 모두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만드는 탓에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단계로 평가받는다. 물을 분해하는 청정수소를 만들어내되 전기에너지의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는 게 탄소중립 달성의 열쇠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발전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적은 원자력 에너지가 주목받는다는 설명이다. 아직 발전단가가 비싼 재생에너지와 달리 원자력 청정수소는 국세사회가 목표로 한 '㎏(킬로그램)당 1달러'의 수소 가격을 달성할 수 있어서다. 원자력을 활용한 수소 생산기술은 △저온 수전해 △고온 수전해 △열화학법 등으로 구분되며 이 중 저온 수전해는 상용화 기술이 개발돼 원전과 연계하는 실증 초기단계다. 고온 수전해 역시 상용화 초기단계다.



우리 원전업계 역시 현 정부의 복(復) 원전 정책기조에 맞춰 원자력 청정수소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자력과 연계한 저온·고온 수전해 기반 시설 확보를 통해 2036년까지 원전수소 20만톤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한수원 등은 현재 원자력 연계 청정수소 생산 기반 연구를 진행 중이며 2024년 4월 원전 및 저온 수전해 설비를 활용한 10㎿(메가와트)급 청정수소 생산 실증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번 원자력 청정수소 국제 비즈니스 포럼에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원자력 청정수소의 가치 △경쟁력 높은 비즈니스 모델 △수출 경쟁력 강화 방안 △글로벌 수소 공급망 구축 △국제사회에서의 원자력 수소 인정 △지속가능한 상호보완적 솔루션 △국제협력관계 구축 등 원자력 청정수소 사업화를 위한 강의와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수소경제를 위한 원자력에너지: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발표한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원자력에너지 기구 소속 루카스 MIR 리더는 "현재 청정수소 생산 방법으로 수전해를 통한 전기분해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며 "특히 많은 국가가 공급 원료로 사용되는 전기를 저탄소화하기 위해 원자력을 활용한 수소생산에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피에르 가부아(Pierre Gavoille) 프랑스 원자력청 R&D(연구개발) 책임은 "유럽은 수소를 에너지 전환의 핵심요소로 인식하는 공감대가 형성돼 다양한 전략을 수립·이행하고 있다"며 "일환으로 원자력을 활용한 수소생산·공급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원자력 청정수소 조기 사업화를 통해 국내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고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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