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자존심 세운 KAI, 최대 100조 美 사업 정조준한다

머니투데이 랑카위(말레이시아)=이세연 기자 2023.05.2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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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영 KAI 사장이 25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리마(LIMA) 2023' 공동서명행사에서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FA-50M 계약 서명을 했다. 왼쪽 /사진=이세연 기자강구영 KAI 사장이 25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리마(LIMA) 2023' 공동서명행사에서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FA-50M 계약 서명을 했다. 왼쪽 /사진=이세연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사업이 말레이시아 국방 사업 중 최대규모를 기록하며 K-방산의 자존심을 치켜세웠다. 주요 아세안 시장을 석권한 KAI는 동남아를 넘어 최대 100조 규모의 미국 시장을 정조준한다.

KAI는 25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리마(LIMA) 2023' 서명식에서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FA-50M(FA-50의 말레이시아 수출 모델명) 사업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 23일 말레이시아 국방부 장관, 사무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FA-50M 최종 계약을 맺은 후 다시 한 번 서명식으로 축포를 터뜨렸다.

KAI의 FA-50M 계약은 말레이시아 국방 획득사업 51개 중 최대 규모로, 첫 세션에서 진행됐다. 서명을 진행한 강구영 KAI 사장은 다토시리 뮤에즈 말레이시아 국방부 사무차관, 모하마드 하산 국방장관 등 주요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강구영 사장은 "말레이시아 국방부에 FA-50M 선정에 대해 감사하다"며"철저히 준비해 항공기를 적기 납품해 말레이시아 공군 전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구영 KAI 사장이 25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리마(LIMA) 2023' 공동서명행사에서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FA-50M 계약 서명을 하고있다. /사진=이세연 기자강구영 KAI 사장이 25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리마(LIMA) 2023' 공동서명행사에서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FA-50M 계약 서명을 하고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KAI는 이번 수출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하늘에서 영역을 넓힌다. 말레이시아는 FA-50과 동일기종으로 2차 18대 추가 도입을 계획하고 있어 물량은 최대 36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FA-50뿐 아니라 국산 항공기 추가 사업 기회도 발굴한다. 말레이시아 공군은 오는 2040년까지 주력 전투기인 미국산 F/A-18 D와 러시아산 SU-30MKM을 퇴역시키고 새로운 기종을 도입할 계획이다.

KAI는 KF-21을 수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만큼 말레이시아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겠단 포부다. 수리온, LAH 등의 추가 사업도 추진한다.

동남아 벨트는 완성...100조 미국 시장 뚫으러 간다
압둘라 이브니 아흐맛샤 말레이시아 국왕이 25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리마(LIMA) 2023'에서 블랙이글스의 T-50B에 탑승했다. /사진제공=KAI압둘라 이브니 아흐맛샤 말레이시아 국왕이 25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리마(LIMA) 2023'에서 블랙이글스의 T-50B에 탑승했다. /사진제공=KAI
말레이시아 수출은 KAI가 세계시장으로 나가는 모멘텀이 됐다. KAI는 이번 FA-50 수출을 통해 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에 이어 말레이시아까지 동남아 벨트를 완성했다.

이젠 미국 시장으로 눈을 넓힌다. 미 해군과 공군은 2~3년 내 노후화된 전술훈련기, 고등훈련기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데 규모가 총 500여대로 추산된다. 판매와 후속지원 사업까지 하면 총 54조원 규모, 산업파급효과는 최대 100조원대가 될 전망이다.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T-50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마냥 쉽지만은 않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상대는 보잉-사브 컨소시엄이다. KAI-록히트마틴의 장점은 납기와 성능이지만 보잉-사브의 장점은 가격과 최신화된 모델이다. 빠른 전력화에 방점을 두면 KAI에 유리하지만, 예산을 고려하면 보잉 측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 가격 경쟁력과 성능 개량을 보완해야만 미국 시장에 나갈 수 있다.

강구영 사장은 "우리의 강점인 납기와 성능을 극대화하고, 상대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연구개발과 가격경쟁력에서 (정부의) 적극 지원이 필요하고, 군도 FA-50의 성능개량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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