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금리동결한 금통위 "성장세 둔화 지속...당분간 부진"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3.05.2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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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방향]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열린 금통위는 6년만에 준공된 한국은행 신축 본부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 2023.05.25.[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열린 금통위는 6년만에 준공된 한국은행 신축 본부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 2023.05.25.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현재 3.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3연속이다. 여전히 '물가'보다 '경기위축' 우려가 큰 탓이다. 우리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통위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로써 금통위는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추가 인상 필요성은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하면서 판단할 방침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 등 금통위원들이 이날 금리를 동결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경제가 위축되고 있어서다. 우리 경제는 소비가 서비스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수출과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고용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지만 경기 둔화로 취업자수 증가폭이 축소됐다. 앞으로 국내 경제는 당분간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부터 IT 경기부진 완화, 중국경제 회복의 영향 파급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금통위는 내다봤다.

금통위는 올해 성장률을 지난 2월 전망치(1.6%)보다 낮은 1.4%로 예상했다. IT 경기 반등 시기, 중국경제 회복의 국내 파급영향 정도, 주요 선진국의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탓이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05.25.[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05.25.
세계 경제 역시 좋지 않다. 금통위는 글로벌 경제가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지속, 은행부문의 신용공급 축소 등으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근원물가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둔화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선 미국 달러화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 시사 등으로 약세를 보이다가 5월 중순 이후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경제지표, 미국 부채한도 협상 등에 영향받으며 등락했다.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는 좁은 범위에서 변동하다가 상승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미국 중소형은행 리스크와 부채한도 협상,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는 4월중 상승률이 전월 4.2%에서 3.7%로 낮아지는 등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둔화 흐름을 보였다. 이는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가공식품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4.0%를 유지했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중 3.5%로 낮아졌다.

금통위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상당폭 낮아졌다가 이후 소폭 높아져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봤다. 연간으론 지난 2월 전망치(3.5%)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05.25.[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05.25.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는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양호한 서비스 수요 등으로 당초 전망보다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상승률도 지난 전망치(3.0%)를 상회하는 3.3%로 내다봤다. 향후 물가 경로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추가 인상 여부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통위는 금융·외환시장에 대해 원/달러 환율이 무역수지 흐름, 미 연준 정책금리 인상 종료 기대, 미 부채한도 협상 등에 따라 상당폭 등락했고, 장기 국고채금리는 주요국 국채금리 움직임에 영향받아 다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가계대출은 소폭 증가했고 주택가격은 하락폭이 축소됐다.

금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방침이다.

금통위 관계자는 "국내경제는 낮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물가상승률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나갈 것"이라며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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