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모듈러주택은 국내 전체 주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로 극히 낮고, 우리나라는 특히 미국·유럽과 달리 선호하는 주거 형태가 아파트라는 점에서 시장 성장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점을 보고 베팅했을까.


모듈러주택은 시공 후에도 확장 가능하며, 이사갈 때 해체해 가져갈 수 있다. 공장에서 70~80% 이상 만들기 때문에 날씨 등 외부환경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보장한다. 현장 토목공사와 동시에 진행돼 공사기간을 20~50% 단축할 수 있으며, 건설 쓰레기, 먼지 등 환경 문제를 덜 일으켜 민원이 적다는 이점도 따른다.
스페이스웨이비측은 "처음엔 은퇴 후 전원 생활을 경험해보려 세컨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면, 지금은 사무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업자들의 주문도 함께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리바트, 모듈러주택용 종합 인테리어·도심 오피스텔용 모듈러 제작 등 포트폴리오 확대 기대 이번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현대리바트 측은 스페이스웨이비에 투자한 건 3가지 이유가 있다고 전했다. 먼저 "상품 기획력과 기존 구매 패턴을 편리하게 개선한 점을 높게 샀다"고 전했다.

또 구매자가 컴퓨터를 통해 원하는 면적·층수를 고르고, ㄷ자형 주방, 가변형 벽체를 사용한 자녀방 등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나만의 집'을 간단하게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매력포인트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현대리바트의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인 빌트인 가구나 리모델링 중심의 사업 구조를 모듈러주택으로 넓혀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이번 투자에 반영됐다.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모듈러주택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고, 관련 기술을 내재화할 것"이라면서 "추후엔 모듈러주택과 같은 소형 평수에 적합한 종합 인테리어와 도심 오피스텔용 모듈러를 직접 설계·제작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듈러 주택은 특히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과도 맞닿아 있어 대기업·중견 수준의 건설업체가 욕심낼만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관계자는 "모듈러 공법은 정해진 공정에 따라 필요한 만큼만 부자재를 발주하므로 건축폐기물을 줄이고, 공사기간을 단축시켜 트럭, 크레인과 같은 중장비 사용도 최소화할 수 있어 탄소배출량을 그만큼 절감할 수 있다"며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듈러 주택은 국내에서 폭발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홍윤택 스페이스웨이비 대표는 이에 대해 "해외 수출용으로 접었다 펼 수 있는 접이식 주택도 개발했다"며 "이번 투자금을 미국, 호주, 아시아 진출에 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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