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무시해?" 세계가 목빠지게 기다린 '코나 전기차' 타보니[차알못시승기]

머니투데이 속초(강원)=이강준 기자 2023.05.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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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마력·토크…우리가 이 단어를 일상에서 얼마나 쓸까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이걸 몰라도 만족스럽게 차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독자들보다 더 '차알못'일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는 빼고 차알못의 시선에서 최대한 쉬운 시승기를 쓰겠습니다.

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사진=이강준 기자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사진=이강준 기자


해외 소비자가 목빠지게 기다린 코나 일렉트릭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 올해 4월 공식 출시했다. 코나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특히 유럽에서 인기가 많은 차량이다.

국내에선 코나가 동급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경쟁 모델인 기아 셀토스에 압도적으로 밀려 상품성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미 유럽에선 현대차 아이오닉5가 나오기 전부터 코나 전기차의 인기가 높았는데도 말이다.



23일 경기도 하남시에서 강원도 속초시까지 약 200㎞ 거리를 코나 일렉트릭을 타고 주행해봤다. 차량 크기, 편의사양, 내부 디자인 등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아이오닉5와 비슷하거나 일부는 더 나은 점도 보였다.

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사진=이강준 기자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사진=이강준 기자
전기차부터 디자인한 신형 코나…아이오닉5와 편의사양 맞먹어
"누가 무시해?" 세계가 목빠지게 기다린 '코나 전기차' 타보니[차알못시승기]
코나는 이례적으로 내연기관차 모델보다 전기차 모델을 먼저 디자인했다. 아이오닉5, 기아 EV6 같이 전용플랫폼 기반 차량이 아니라 내연기관 기반 차량인데도 전기차 디자인을 먼저 고안한 후 이를 내연기관차에도 녹였다. 현대차에선 이런 디자인 방식은 사상 처음이었다.



코나 일렉트릭의 외관엔 현대차의 전기차 콘셉트인 '픽셀'이 곳곳에 담겼다. 앞·뒤 범퍼 모두 별다른 기능은 없지만 픽셀 장식으로 덮여있다. 이 디자인은 내연기관차엔 없다.

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사진=이강준 기자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사진=이강준 기자
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의 컵홀더/사진=이강준 기자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의 컵홀더/사진=이강준 기자
내부는 내연기관 모델과 대동소이하다. 핸들엔 현대차의 기존 로고 대신 현대차의 앞글자 H를 모스부호로 새겨놨다. 기어봉은 핸들 하단으로 옮겨져 콘솔 박스의 적재공간이 더 넓어졌다. 평소엔 접어뒀다가 필요할 때 펼치는 컵 홀더도 그대로 적용됐다.

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 2열에 앉은 기자 모습. 키 187cm가 앉기에도 머리 공간이 넉넉했다/사진=이강준 기자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 2열에 앉은 기자 모습. 키 187cm가 앉기에도 머리 공간이 넉넉했다/사진=이강준 기자
플랫폼 전기차도 아닌데 코나 일렉트릭의 2열 바닥은 평평하다. 2열 가운데에 사람이 앉아도 다리 공간이 넉넉하다. 풀체인지되면서 차체가 이전 모델보다 상당히 커졌는데, 전기차는 바닥까지 평평해져 공간 활용도가 두 배로 높아졌다. 키 187㎝인 기자가 2열 어디에 앉아도 머리 공간이 충분했다.


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 프렁크. 기자의 LG 그램 노트북을 올려놓은 상태다/사진=이강준 기자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 프렁크. 기자의 LG 그램 노트북을 올려놓은 상태다/사진=이강준 기자
이전 세대엔 없었던 프렁크(프론트+트렁크)도 들어갔다. 면적이 그리 넓은 편은 아니나, 충전선 등 자주 쓰지만 트렁크에 두면 난잡해지는 차량 액세서리를 보관해두기 용이했다.

하남시에서 속초로 이동하는 동안, 승차감은 아이오닉5와 거의 유사했다. 배터리 무게 덕분에 차량이 도로에 달라붙어서 움직이는 느낌이 들면서도 지나치게 서스펜션이 단단하거나 물렁하지도 않아 편안하게 주행했다.

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의 V2L 콘센트에 노트북 충전기를 꽂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의 V2L 콘센트에 노트북 충전기를 꽂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차량 배터리의 전력을 220V 외부 전원으로 뽑아 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콘센트는 타 현대차그룹 전기차와 다르게 콘솔 박스 뒷편으로 이동했다.

이는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나 제네시스 전기차보다 더 좋아졌다. 이전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좌석 하단에 콘센트가 있어 승객 다리에 걸려서 사용하기 번거롭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콘솔박스에 약 60도 각도로 전선을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위에서 아래로 콘센트를 꼽기도 편하고, 발에 걸리지도 않는다.

코나 일렉트릭 내부 모습. 플랫폼 전기차가 아니지만 2열 좌석 바닥이 평평하다(사진 왼쪽)/사진=이강준 기자코나 일렉트릭 내부 모습. 플랫폼 전기차가 아니지만 2열 좌석 바닥이 평평하다(사진 왼쪽)/사진=이강준 기자
여전한 급나누기…시속 80㎞만 넘어도 풍절음이 상당해
공기저항계수도 0.27(cd)로 낮은 수준을 보인만큼 장거리 전비도 나쁘지 않았다. 170㎞를 주행했는데 주행가능 거리는 출발전 377㎞에서 208㎞까지밖에 줄지 않았다. 공조장치는 22도 오토 에어컨으로 설정하고, 통풍시트를 틀면서도 전비에 전혀 신경쓰지 않으면서 평소 기자의 주행습관대로 달렸는데도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이 고속도로에서 알아서 차선을 변경해주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이 고속도로에서 알아서 차선을 변경해주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이 차선 변경을 거부하는 모습. 옆 차선이 실선이라 '작동 가능한 차로가 아닙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사진=이강준 기자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이 차선 변경을 거부하는 모습. 옆 차선이 실선이라 '작동 가능한 차로가 아닙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사진=이강준 기자
이외에도 차선을 자동으로 변경해주는 HDA2 등 편의사양도 개선됐다. 이전 세대 차량들보다 차선을 변경해주는 속도도 훨씬 빨라졌고 옆차선이 점선인지 실선인지 구별해 차선변경 불가 구간(실선)에선 차선 변경을 차가 알아서 거부했다.

다만 소형 SUV인만큼 소음 차단 능력은 부족했다 전기차는 엔진소리가 줄어든 대신 풍절음이 더 크게 들리는 경향이 있는데, 코나 일렉트릭은 시속 80㎞만 넘어가도 바람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의 충전구. 전면부 그릴에 위치해있다/사진=이강준 기자코나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의 충전구. 전면부 그릴에 위치해있다/사진=이강준 기자
또 플랫폼 전기차가 아니다보니 설계상 한계로 충전 포트는 전면부 그릴쪽에 배치됐다. 후면 주차를 선호하는 소비자 특성과 역행하는 지점이다. 충전도 350kW급을 지원하나 볼트가 800V가 아닌 400V만 지원해 10%->80%까지 충전하는데 43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저렴한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에겐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세제 혜택과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원 중반대에 최대 주행거리가 417㎞인 롱레인지 프리미엄 트림을 구입할 수 있다.

코나 일렉트릭의 판매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프리미엄 4654만원, 롱레인지 모델 프리미엄 4968만원, 인스퍼레이션 5323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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