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이 2016년 기업분할 후 신약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R&D에 투자한 누적 총액은 499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가 늘자 기업분할 전까지만 해도 '아로나민'으로 대표되던 일반의약품 사업 중심의 회사에 총 9개 신약후보물질이 확보됐다. 당뇨와 NASH, 위식도역류질환, 안구건조증, 간섬유화, 파킨슨병, 황반변성 등 적응증도 다각화됐다.
이에 증권가와 업계에선 R&D 영역에서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동제약이 R&D 비용 효율화와 신약 후보물질의 조기 기술수출을 핵심으로 한 경영쇄신안을 최근 내 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R&D 투자 확대에 따른 실적과 재무 압박 수준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경영쇄신안에는 간부급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과 임원 20% 이상 감원 계획도 담겼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의 R&D 투자 기간과 규모를 감안하면 이제 신약후보물질을 선별해 기술수출 성과를 내서 실적 버팀목을 삼아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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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회사가 임상 1상 단계인 당뇨와 NASH,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기술수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동제약이 보유한 9개 신약후보물질 중 해당 세 치료제를 제외하면 모두 비임상 단계인데다 통상 임상 2상 이전단계에서 신약 기술수출 활발하단 점을 감안하면 기술수출을 추진할 적절한 시점이기도 해서다.
세 신약 후보물질 중에선 2형 당뇨병 치료신약 'IDG16177'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2021년 독일에서 임상 1상을 승인받아 개발을 진행 중이며 내년 임상 2상 진입이 예상된다. 'IDG16177'는 췌장 베타세포의 GPR40(G단백질수용체40)을 활성화해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GPR40 Agonist(작용제)' 계열의 물질이다. 일본 다케다제약도 같은 기전의 신약 개발에 나선 적이 있지만 간 독성 문제가 나타나 포기했다. 일동제약은 비임상 단계에서 'IDG16177'에 간 독성이 없음을 확인한 상태다.
'ID119031166'는 개발이 어려워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도 무릎을 꿇는 질환인 NASH 치료제다. NASH는 음주와 상관없이 간에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이 어렵다. 현재로선 생활 습관의 개선에 의한 체중 감소와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합병증의 치료가 NASH를 치료하기위한 사실상의 유일한 방법이다.
칼륨경쟁적위산분비차단제(P-CAB 치료제)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ID120040002'는 가장 최근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고 국내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수년간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상당수의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한 만큼, 이제는 선택과 집중에 따른 효율적인 비용 집행으로 가시적 성과를 낼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재무적 리스크를 최소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