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고도 550㎞에 실용 인공위성 8기를 분리하는 과정. 누리호는 1·2단을 분리하고 우주에선 실용위성 3단만으로 비행한다. /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이는 우주도전 30여년만에 한국이 자체발사체로 우주에 실용위성을 특급 배송하는 첫 순간이었다. 앞서 누리호는 2차례 발사했지만 실용위성을 우주에 수송한 이력은 없었다. 1차(2021.10·실패)·2차(2022.06·성공) 발사 당시 모사(가짜)위성과 성능검증위성을 각각 우주로 수송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위성을 해외발사체로 쏘아올렸고, 해외 발사체 업체가 부르는대로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위성·발사체 수요가 늘면 제작에 필요한 반도체, 관제설비 같은 제조업과 통신서비스 등 전후방 산업효과를 일으킨다. 우주 분야 시장조사업체 유로컨설트는 글로벌 우주산업이 2021년 490조원에서 2030년 852조원까지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이번 임무 성공은 안보 차원에서도 가치가 크다. 누리호 주탑재체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SAR(합성개구레이다)를 장착한다. 일반 카메라와 달리 전파로 지형지물을 인식해 구름이나 악천후 상황에서 주야간 24시간 지구관측이 가능하다. 이는 안보 위기 때 어디든 원하는 지점을 정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향후 7년간 발사하는 위성 80기 중 SAR 탑재 위성은 절반이 넘는다.
방효충 KAIST(한국과학기술원) 안보융합연구원장(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은 "우주발사체·위성 산업은 아직 해외에 비해 격차가 크지만 국가적인 지원과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반도체 같은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며 "우리 땅에서 우리 로켓으로 우리 위성을 언제든 쏠 수 있다는 의미는 산업과 안보 차원에서 가치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