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보다 20배 빠른 5G"…'25배 뻥튀기' 통신 3사, 336억 과징금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2023.05.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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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사진은 4일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 매장에 붙어있는 통신 3사 로고. 2022.8.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사진은 4일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 매장에 붙어있는 통신 3사 로고. 2022.8.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SK텔레콤(SKT)·KT·LGU+ 등 통신사들이 5세대 이동통신(5G) 속도를 크게 부풀려 광고한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를 내렸다.

공정위는 24일 통신사들이 5G 속도를 거짓·과장 또는 기만적으로 광고한 행위에 대해 시정·공표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36억원을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이들 3사는 △실제 구현될 수 없는 5G 기술 표준상 목표속도 △최대 지원 속도를 내세운 것을 비롯해 △객관적 근거 없이 자사의 5G 속도가 경쟁사들보다 빠르다고 광고했다.

구체적으로 통신 3사는 5G 서비스 상용화(2019년 4월) 전후로 "최고속도 20Gbps",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 등 자신이 제공하는 5G 서비스의 속도가 20Gbps에 이르는 것처럼 광고했다.



공정위는 "이동통신 3사가 할당받은 주파수 대역, 대역폭으로 20Gbps를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며 "광고 기간 동안 이동통신 3사의 5G 서비스 평균속도는 20Gbps의 약 3~4% 수준인 656~801Mbps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속도를 약 25배 부풀린 것이다.

그러면서 "일반 소비자는 5G 서비스 가입 시 실제 사용환경에서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20Gbps) 또는 이와 근사한 속도를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오인할 우려가 있다"며 "이동통신 기술은 전문적이어서 사업자-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성이 커 소비자는 사업자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LTE보다 20배 빠른 5G"…'25배 뻥튀기' 통신 3사, 336억 과징금
또 비슷한 기간에 통신 3사는 5G의 실제 최대 지원 속도가 2Gbps를 넘는 것처럼 광고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계산식·실험환경의 전제조건 및 실제 사용환경과의 차이점 등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거나 형식적인 제한사항만을 기재,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중요 정보를 은폐·누락했다"고 밝혔다.


통신사들이 2019년 타 회사와 5G 속도를 비교한 광고도 문제가 됐다. 통신 3사는 구체적인 속도 측정 결과와 함께 "5G 속도도 SK텔레콤이 앞서갑니다", "전국에서 앞서가는 KT 5G 속도", "5G 속도측정 1위! U+가 5G 속도에서도 앞서갑니다" 등으로 광고했다. 배타적인 표현을 사용, 각자 자신의 5G 서비스 속도가 다른 사업자보다 빠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공정위는 "통신 3사는 독립적인 기관의 실증자료를 제출하지 못했고 자사 소속 직원이 측정한 결과를 활용하거나(SKT·KT) 타사의 LTE 서비스 속도와 자신의 5G 서비스 속도를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 일반 소비자는 특정 사업자의 5G 서비스 속도가 다른 사업자보다 월등히 빨라 품질이 우수한 것처럼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 3사의 이러한 광고 행위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상 금지되는 △거짓·과장 △기만 △부당 비교 광고 등에 해당된다. 관련 법상 과징금 부과율 상한은 관련 매출액의 2%다. 이에 근거해 공정위는 통신사들에 과징금을 각각 △SKT 168억2900만원 △KT 139억3100만원 △LGU+ 28억5000만원 등으로 부과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이번 조치를 통해) 사업자-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성이 큰 이동통신 시장에서 기술세대 전환 시마다 반복돼 온 부당광고 관행을 근절했다"면서 "공공재인 전파를 할당받아 사업을 영위하는 통신 3사가 부당광고를 이용한 과열경쟁에서 벗어나 공정경쟁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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