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도 '콕'…美·中 분쟁 수혜에 멕시코 ETF '살맛'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3.05.2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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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독일 로이터=뉴스1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독일 로이터=뉴스1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신흥국들의 반사이익이 주목된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멕시코를 대안으로 보기도 한다. 미국 접경국이라는 이점을 토대로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업체들이 진출을 계획하면서 관련 투자상품도 올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인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멕시코MSCI(합성) ETF(상장지수펀드)는 올해 들어 약 20% 올랐다. 이 상품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멕시코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ETF다. 이 상품은 'MSCI 멕시코 지수'(MSCI MEXICO IMI 25-50 Price Return Index)를 기초지수로 삼아 수익률을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이다. 해당 지수는 멕시코 증권거래소(BMV) 상장종목 중 시가총액, 유동비율 등을 고려해 산출한다. 주요 종목으로 통신업체 아메리카 모빌, 금융서비스업체 그루포 피난치에로 방노르트, 월마트 멕시코 등이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멕시코 ETF도 비슷하게 올랐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MSCI 멕시코'(iShares MSCI Mexico·티커명 EWW) ETF는 연초 이후 20.5% 상승했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멕시코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경기선행지수는 6개월째 반등 중이며 주가 역시 강세"라며 "지정학적 수혜가 부각되면서 멕시코 관련 ETF는 연일 강세를 보이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은 이익 추정치 상향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힘을 쓰지 못하면서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베트남 등 신흥국 시장(EM)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여기에 멕시코에 미국발(發) 투자금이 유입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올해 1분기 멕시코 FDI(외국인직접투자)는 186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48% 늘어나기도 했다. 특히 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미국에서 투자한 금액이다.



특히 멕시코는 미·중 무역분쟁의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멕시코가 미국의 인접국으로 '니어쇼어링'(Near shoring·인접 국가로 생산시설 이동)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멕시코는 테슬라, BMW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진출이 예정돼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3월 열린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멕시코 콘테레이에 차세대 저가형 전기차조립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공장 생산 시점이 내년 말쯤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멕시코는 지난해 전반적으로 안정적 모습을 보이면서 MSCI 이머징 마켓 지수의 성과를 상회했다"며 "비록 지난해보다는 대내외적 경제 여건이 불투명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트렌드의 변화, 리튬을 비롯한 풍부한 자원으로 인한 수혜로 멕시코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멕시코 화폐단위인 페소 가치가 오르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김 본부장은 "신흥국 투자 시 통화가치 변동성이 중요하다"며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 가치가 작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강세를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흥국 시장이 갖는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신흥국도 마찬가지지만 멕시코 역시 미국과 이민자 갈등을 빚는 등 리스크가 상존한다"며 "또 중국, 인도를 대체하기엔 시장 규모가 작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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