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보고 계시죠'…천안함 전사자 딸, 예비장교로 천안함 올랐다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3.05.2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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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페이스북/사진=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페이스북


"아빠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바다를 지킬 해군 장교 후보생, 우리 김해나!"

13년 전 천안함 폭침으로 아버지를 잃었던 딸이 해군 장교 후보생이 됐다. 그는 새롭게 태어난 천안함에 올라 아버지를 기렸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과거와 미래의 함장'이란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전날 신형 호위함으로 재탄생한 천안함 취역식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최 전 함장과 해군 장교 후보생 김해나씨(21)가 천안함 갑판에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해나씨는 2010년 천안함 폭침 때 전사한 고(故) 김태석 해군 원사의 장녀다.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해나씨는 현재 우석대학교 군사안보학과에 재학 중이다.



최 전 함장은 "하늘의 태석 전우여, 부활한 천안함과 자랑스러운 당신 딸을 부디 잘 지켜주시길"이라고 적었다.
천안함 용사 고(故) 김태석 해군 원사의 장녀인 김해나씨가 2021년 8월21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아버지 묘비에서 참배하고 있다./사진=뉴스1   천안함 용사 고(故) 김태석 해군 원사의 장녀인 김해나씨가 2021년 8월21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아버지 묘비에서 참배하고 있다./사진=뉴스1
해나씨는 아버지 같은 해군 간부가 되겠다는 목표로 2021년 대학 입학 후 장교 시험을 준비, 같은 해 8월 '해군 군가산복무(군장학생) 장교' 모집 전형에 최종 합격했다.

그는 공군 예비 장교 후보생과 해병대 군장학생에도 합격했지만, 아버지가 복무했던 해군을 선택했다.

해나씨가 합격했던 군가산복무 장교 전형은 대학 재학 중 군 장학금을 받고 졸업 후 장교로 임관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그는 오는 2025년 대학을 졸업하고 3개월간 군사 훈련을 마친 뒤 해군 소위로 임관한다.
지난 19일 경남 창원시 진해 군항에서 해군 신형 호위함 천안함(FFG-826) 취역식이 거행되고 있다./사진=뉴스1지난 19일 경남 창원시 진해 군항에서 해군 신형 호위함 천안함(FFG-826) 취역식이 거행되고 있다./사진=뉴스1
천안함은 무장이 강화되고 대잠능력이 향상된 신형 호위함 7번함으로 부활했다.


새로운 천안함은 '천안'을 함명으로 사용한 우리 해군의 세 번째 함정이다. 최초 천안함(LCI-101)은 1946년 미국으로부터 인수해 취역한 상륙정으로, 1953년 퇴역했다.

2대 천안함은 1988년 취역한 초계함으로, 2010년 3월26일 서해 백령도 남방 해상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선체가 반파돼 침몰했다. 이 사건으로 천안함에 타고 있던 우리 군 46명이 숨졌다. 수색 과정에서 추가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신형 호위함 천안함은 전력화 과정과 작전 수행 능력 평가를 거친 뒤 올해 말 서해에 작전 배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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