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 예수상 두고 '인종차별 철퇴' 다짐 "다음 세대 위해 더한 고통 견딜래"

스타뉴스 박재호 기자 2023.05.2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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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운데)가 22일(한국시간) 라리가 35라운드에서 인종차별을 한 원정팬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운데)가 22일(한국시간) 라리가 35라운드에서 인종차별을 한 원정팬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3·레알 마드리드)가 인종차별과 맞설 의지를 또 다시 드러냈다.

비니시우스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로 원정을 떠났다가 발렌시아 팬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하는 일이 겪었다.

더욱 놀라운 건 인종차별이 소수가 아닌 집단적 행위로 번졌다는 것이다. 경기 전 경기장 안과 밖에서 발렌시아 팬들은 떼를 지어 "비니시우스 너는 원숭이야"라고 구호를 외쳤다. 경기가 시작되자 인종차별적 언행은 더욱 심해졌다. 비니시우스가 공을 잡을 때마다 '원숭이'라고 조롱했다. 한 팬은 가까운 관중석에서 원숭이 동작을 흉내 내기도 했다. 참고 경기에 집중하던 비니시우스가 결국 폭발했다. 후반 23분 비니시우스는 심판에게 원숭이 동작을 한 팬을 직접 지목해 알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의 인종차별적 언행은 멈추지 않았고 비니시우스는 참담한 눈물을 흘렸다.



이후 라리가와 발렌시아 팬들을 향한 비판은 더욱 깊어졌다. 팬들뿐 아니라 레알 구단과 룰라 브라질 대통령,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까지 나서 라리가의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다. 룰라 대통령은 "비니시우스가 원정을 떠나는 경기장마다 모욕을 당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니시우스가 23일 자신의 SNS에 입장문을 올리며 인종차별과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사진=비니시우스 SNS 갈무리비니시우스가 23일 자신의 SNS에 입장문을 올리며 인종차별과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사진=비니시우스 SNS 갈무리
비니시우스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에 자신의 입장문을 올리며 인종차별과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22일에 이어 이날 또 글을 올렸다. 달빛 속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운 예수 그리스도상의 사진을 올리며 "검고 당당하다. 구세주 그리스도께서 바로 그리하셨다. 나는 (인종차별에 맞서) 우리의 투쟁에 영감을 주고 더 많은 빛을 비추고 싶다"고 결연함을 이어갔다.



비니시우스는 "브라질과 전 세계에서 보내준 (팬들의) 애정과 지원에 감사하다.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포기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어 "내 삶의 목적이 있다. 다음 세대는 이런 상황을 겪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내가 더 고통을 겪어야 한다면 난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앞서 비니시우스는 경기 직후 "(인종차별이) 처음이 아니다.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스페인에서 인종차별은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다. 함께 경기하는 상대뿐 아니라 연맹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과거 호나우지뉴, 호나우두,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던 라리가는 이제 인종차별자들의 것이 됐다"고 비판하며 "나는 매주 일어나는 인종차별에 나를 지킬 방법이 없다. 하지만 난 강하다. 인종차별과 맞서 싸울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하비에르 테바스(63) 라리가 회장이 비니시우스를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비난을 받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에 "비니시우스가 스페인과 라리가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모는 것은 불공평하다"라며 "라리가는 인종차별을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다. 라리가는 지역사회 통합의 상징이다. 이 명성이 더럽혀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인종차별 사례는 극히 드물고 이를 방지하기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가 22일(한국시간) 라리가 35라운드에서 인종차별을 한 원정팬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가 22일(한국시간) 라리가 35라운드에서 인종차별을 한 원정팬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 네 번째)가 22일(한국시간) 발렌시아 코치진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 네 번째)가 22일(한국시간) 발렌시아 코치진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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