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그룹 첫 감원…"선택과 집중으로 R&D 성과 앞당길 것"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05.2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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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본사 사옥일동제약 본사 사옥


일동제약그룹이 창사이래 첫 감원에 나선다. 연구개발(R&D) 비용을 효율화하고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의 조기 기술수출도 추진한다. 이익 구조가 취약한 품목을 정리해 비용 부담도 최소화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고강도 경영쇄신이라는게 그룹 설명이다.

일동제약그룹은 23일 그룹 지주사 일동홀딩스 (7,570원 ▲120 +1.61%)와 핵심 계열사 일동제약 (13,000원 ▼20 -0.15%)의 경영 쇄신안을 내부 구성원들에게 공표했다고 밝혔다. △연구비용 효율화△파이프라인 조기 기술수출△품목 구조조정△임직원 희망퇴직프로그램(ERP)이 경영 쇄신안의 핵심이다.



이번 경영 쇄신안은 금리 상승 등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대비하고, 무엇보다 사업구조 재정비를 통한 이익 실현과 R&D 분야의 조기 성과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는게 그룹 측 설명이다.

이 같은 경영 쇄신을 통해 그룹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감원에 나선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차장, 부장, 이사 등 간부급 직원을 대상으로 이번 주 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또 임원 20% 이상을 감원하고 남아있는 임원의 급여도 20% 반납하기로 했다.



R&D 분야에서는 효율과 스피드를 높이고 기술수출을 위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계획을 조정하기로 했다. 영업·마케팅 분야에 있어서는 이익 구조가 취약한 품목을 과감히 정리하고 합리적인 안전재고 운영으로 비용 부담을 최소화 하기로 했다.

일동제약은 기업분할 후 '신약'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R&D 투자규모를 꾸준히 늘렸다. 2017년 400억원대 였던 투자는 이듬해 500억원대로 올랐고 2020년 700억원대로 뛰었다. 2021년 투자규모는 1082억원으로 1000억원을 넘겼고 지난해에는 재차 1200억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매출 대비 R&D 투자비중도 비약적으로 올랐다. 2017년 10.5%였던 투자 비중은 2020년 14%로 뛰었고 2021년에는 19.3%로 급등했다.

투자가 늘자 총 9개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에도 속도가 붙었다. 9개 신약 후보물질 중 3개가 임상 단계에 진입했고 1개는 국내 허가신청 단계다.


하지만 전방위 신약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탓에 실적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73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2년 연속 적자다. 2017년 연간 400억원대였던 R&D 투자가 2021~2022년 연평균 1167억원으로 급증하며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그룹이 사상 첫 감원을 포함한 고강도 경영 쇄신안을 내놓은 배경이다. 최근 수년간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상당수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만큼, 이제는 선택과 집중에 따른 효율적인 비용 집행으로 가시적 성과를 끌어내야 한다는게 경영진 판단이다. 조직 통합, 인원 재배치 등 합리적인 조직으로 재정비하여 효율적인 자원 운영과 매출목표 달성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재무적 리스크를 최소화 하고 비전 달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이번 경영 쇄신안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 없이는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며 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지속과 함께 전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면서도 "올해는 합리적인 자원 분배와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수익성 증대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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