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모욕' 비니시우스 또 저격한 라리가 회장 "리그 명성 더럽히지마"→ "당신이 진짜 인종차별자" 분노

스타뉴스 박재호 기자 2023.05.2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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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가 22일(한국시간) 라리가 35라운드에서 인종차별을 한 원정팬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가 22일(한국시간) 라리가 35라운드에서 인종차별을 한 원정팬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쓰러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모습. /AFPBBNews=뉴스1쓰러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모습. /AFPBBNews=뉴스1
갈수록 가관이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3·레알 마드리드)를 향해 하비에르 테바스(63) 라리가 회장이 또 막말을 가했다.

비니시우스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발렌시아와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원정에서 발렌시아 팬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발렌시아 팬들이 경기 전부터 비니시우스를 향해 '원숭이'라고 외치며 인종차별적 언행을 서슴지 않았다. 경기가 시작되자 인종차별은 더욱 심해졌다. 비니시우스가 공을 잡을 때마다 원숭이 관련 구호를 쏟아냈다. 이를 참고 경기에 집중하던 비니시우스가 결국 폭발했다. 후반 23분 비니시우스는 울분을 토하며 심판에게 상대 골문 뒤편의 관중을 직접 지목하기까지 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홈팬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지 말아 달라고 주의까지 줬지만 아무런 소용없었다.



경기 후 비니시우스는 본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종차별과 맞서 싸울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처음이 아니다.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스페인에서 인종차별은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다. 함께 경기하는 상대뿐 아니라 연맹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어 "과거 호나우지뉴, 호나우두,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던 라리가는 이제 인종차별자들의 것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브라질에선 스페인을 인종차별의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나는 매주 일어나는 이 사태에 나를 지킬 방법이 없다"며 "하지만 난 강하다. 인종차별과 싸울 것"이라고 결연함을 보였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 네 번째)가 22일(한국시간) 발렌시아 코치진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 네 번째)가 22일(한국시간) 발렌시아 코치진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 두 번째)가 경기 중 인종차별 언행에 불만을 나타내는 모습. /AFPBBNews=뉴스1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 두 번째)가 경기 중 인종차별 언행에 불만을 나타내는 모습. /AFPBBNews=뉴스1
안첼로티 레알 감독도 인종차별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기 인터뷰를 통해 "경기장 전체가 '원숭이'를 외치고 있었다"며 "한 사람이 미친 게 아니라 경기장 전체가 미쳤다. 난 경기장의 모든 사람이 인종차별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테바스 회장의 입장은 달랐다. 22일 자신의 SNS에서 비니시우스를 향해 "라리가를 비판하고 모욕하기 전에 스스로 제대로 알아야 한다. 당신은 라리가가 인종차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설명하려고 했지만 2번이나 참석하지 않았다"며 "자신을 조종하지 말라. 우리가 함께 해온 일들을 이해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후 논란이 더욱 불거졌다. 하지만 테바스 회장은 또 다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기름을 부었다. 그는 22일 SNS에 비니시우스의 입장문을 공유하며 "스페인과 라리가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모는 것은 불공평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라리가는 인종차별을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다. 올 시즌 인종차별적 언행을 9건 보고했고 이 중 8건이 비니시우스와 관련됐다. 우리는 매번 확인을 거쳐 처벌 관련 기간으로 사안을 넘긴다"고 설명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 두 번째)가 훈련 중인 모습. /AFPBBNews=뉴스1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 두 번째)가 훈련 중인 모습. /AFPBBNews=뉴스1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AFPBBNews=뉴스1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AFPBBNews=뉴스1
테바스 회장은 "42개 팀에서 200명이 넘는 흑인 선수들이 매주 팬들에게 환영받는다. 라리가는 지역사회 통합의 상징이다. 이 명성이 더럽혀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인종차별 사례는 극히 드물고 모두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했다.

테바스 회장은 전 세계 축구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팬들은 댓글을 통해 "진짜 인종차별주의자는 당신이다", "흑인 선수들이 무조건 팬들의 환영받는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안에 대해 레알 구단과 룰라 브라질 대통령,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까지 나서 라리가에 인종차별에 관한 문제 개선을 요구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축구와 이 세상 모두에서 인종차별이란 없다. 인종차별을 겪은 모든 선수들과 비니시우스에게 지지를 보낸다"고 전했다.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AFPBBNews=뉴스1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AFPBBNews=뉴스1
카를로 안첼로티(왼쪽) 감독과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AFPBBNews=뉴스1카를로 안첼로티(왼쪽) 감독과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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