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참모총장·국방차관 우르르.. K방산, 대우가 달라졌다

머니투데이 랑카위(말레이시아)=이세연 기자 2023.05.2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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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A 2023

"웰컴 K방산!"

23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막을 올린 국제 해양·항공전시회 '리마(LIMA) 2023'에 참석한 우리 측 관계자들은 현지 분위기를 이렇게 요약했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4년 만에 열린 이번 전시회는 전 세계 30개국 600여개 업체가 참가하고, 110여대 항공기와 100여 대의 군함·선박이 전시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K방산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높아진 위상을 한껏 뽐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HD현대중공업 등 현장을 찾은 우리 기업들은 "시장의 신뢰와 기대감이 한몸에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내수 시장을 넘어 본격적인 글로벌 수출시장으로 나가기 위한 홍보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동남아 하늘·바다 책임지겠다"…적극 홍보 펼치는 KAI·LIG넥스원·HD현대중공업
KAI는 이날 말레이시아와 최종 수출계약을 맺은 KF-50과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보라매)을 부스 전면에 내세웠다. 4년 전 전시에선 KF-50 마케팅에만 주력했다면 이번 전시에선 KF-50를 넘어 KF-21까지 세일즈에 나섰다. 지난 16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KF-21은 FA-50과의 운용 호환성이 좋아 동남아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KAI 부스는 개막식 직후부터 인도네시아 공군 참모총장, 필리핀 국방차관 등 동남아 일대 공군 관계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KAI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서 KF-50 2차 계약분까지 총 36대 고정분을 유지하면서 하이급(고성능급)인 KF-21까지 계약을 이어가겠다"며 "앞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하늘은 KAI가 책임지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막을 올린 '리마(LIMA) 2023'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 모습 /사진=이세연 기자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막을 올린 '리마(LIMA) 2023'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 모습 /사진=이세연 기자


LIG넥스원은 리마 에어쇼에 처음 참가했다. 말레이시아 군당국과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LIG넥스원이 앞세운 무기는 해군 유도탄이다. 함정용 유도무기 체계인 130mm 유도로켓 비룡,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함정 방어를 위한 중거리 함대공 미사일 해궁(K-SAAM)을 선보였다. 공군 대상으로는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II, 한국형 GPS 유도폭탄 KGGB 등을 소개했다.

LIG넥스원은 최근 말레이시아 해군과 무기체계 장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사전점검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해군이 운용 중이거나 앞으로 도입할 함정에 유도무기 솔루션 사업을 펼칠 예정"이라며 "말레이시아 공군에서도 중거리급 유도무기체계를 도입하려는 계획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만큼 수주에 힘쓰겠다"고 했다.

'리마(LIMA) 2023'에 마련된 LIG넥스원 부스에 유도로켓 비룡·비궁, 함정 방어를 위한 중거리 함대공 미사일 해궁, 천궁-II 등 모형이 전시되어있다.  /사진=이세연 기자'리마(LIMA) 2023'에 마련된 LIG넥스원 부스에 유도로켓 비룡·비궁, 함정 방어를 위한 중거리 함대공 미사일 해궁, 천궁-II 등 모형이 전시되어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HD현대중공업은 신형 수출형 전투함 HDC-2000을 전면에 내세웠다. HDC-2000은 2000톤(t)급이다. 40여년 간의 국내외 해군, 해경함정 건조 경험과 최신 건조 기술 트렌드를 반영했다. 최대 속력을 26노트까지 낼 수 있어 4000해리 이상의 긴 항속 거리로 넓은 해역의 경계 활동 수행에 적합하다. 특히 76mm 함포, 대함·대공 미사일, 경어뢰 등 탑재해 공격 능력을 강화했다.


뉴질랜드, 방글라데시 등 외국 해군과 수출계약을 맺은 HD현대중공업은 동남아와 중남미 시장에도 발을 내디딜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높은 함정 건조 능력 및 가격 경쟁력, 고객 니즈 맞춤 대응 전략으로 만족도가 높다"며 "사업 다각화 전략과 함께 연구개발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기술 중심으로 신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리마(LIMA) 2023'의 HD현대중공업 부스에 전시된 수출형 전투함 HDC-2000 모형이 전시되어있다. /사진=이세연 기자'리마(LIMA) 2023'의 HD현대중공업 부스에 전시된 수출형 전투함 HDC-2000 모형이 전시되어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늘어나는 글로벌 국방예산…"정부 지원은 필수적"
K-방산엔 진출해야 할 시장이 더 많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에 접어들며 글로벌 국방예산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이 방산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높은 기술력과 빠른 납품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생산능력 키우기'에 적극적으로 돌입했다. KAI는 수출 물량 증가와 KF-21 전투기 양산 계획 등을 고려해 경남 사천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이다. LIG넥스원도 늘어나는 수출 물량에 증설을 결정했다. 2025년까지 총 1100억원을 투자해 구미1~2 공장에 첨단 무기체계 시설을 증설한다. 국내 생산시설을 우선 확충하고, 수출국과의 계약에 따라 해외 현지생산도 늘린다.

기업의 노력만으론 역부족이다. 방산 수출 산업은 정부 대상 사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제품의 성능과 가격으로만 수주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전방위적 협력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튀르키예, 프랑스 등 타국 정부에서는 정부 대 정부 영업을 통한 방산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우리 정부도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방산 수출 지원이란 과제를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해 적극적인 지원하고 있다"며 "납품 시기 조정, 규제 완화 및 금융 지원, 후속 군수지원까지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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