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막을 올린 국제 해양·항공전시회 '리마(LIMA) 2023'에 참석한 우리 측 관계자들은 현지 분위기를 이렇게 요약했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4년 만에 열린 이번 전시회는 전 세계 30개국 600여개 업체가 참가하고, 110여대 항공기와 100여 대의 군함·선박이 전시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K방산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높아진 위상을 한껏 뽐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HD현대중공업 등 현장을 찾은 우리 기업들은 "시장의 신뢰와 기대감이 한몸에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내수 시장을 넘어 본격적인 글로벌 수출시장으로 나가기 위한 홍보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KAI 부스는 개막식 직후부터 인도네시아 공군 참모총장, 필리핀 국방차관 등 동남아 일대 공군 관계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KAI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서 KF-50 2차 계약분까지 총 36대 고정분을 유지하면서 하이급(고성능급)인 KF-21까지 계약을 이어가겠다"며 "앞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하늘은 KAI가 책임지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막을 올린 '리마(LIMA) 2023'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 모습 /사진=이세연 기자
LIG넥스원은 최근 말레이시아 해군과 무기체계 장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사전점검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해군이 운용 중이거나 앞으로 도입할 함정에 유도무기 솔루션 사업을 펼칠 예정"이라며 "말레이시아 공군에서도 중거리급 유도무기체계를 도입하려는 계획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만큼 수주에 힘쓰겠다"고 했다.
'리마(LIMA) 2023'에 마련된 LIG넥스원 부스에 유도로켓 비룡·비궁, 함정 방어를 위한 중거리 함대공 미사일 해궁, 천궁-II 등 모형이 전시되어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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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방글라데시 등 외국 해군과 수출계약을 맺은 HD현대중공업은 동남아와 중남미 시장에도 발을 내디딜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높은 함정 건조 능력 및 가격 경쟁력, 고객 니즈 맞춤 대응 전략으로 만족도가 높다"며 "사업 다각화 전략과 함께 연구개발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기술 중심으로 신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리마(LIMA) 2023'의 HD현대중공업 부스에 전시된 수출형 전투함 HDC-2000 모형이 전시되어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국내 방산업체들은 높은 기술력과 빠른 납품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생산능력 키우기'에 적극적으로 돌입했다. KAI는 수출 물량 증가와 KF-21 전투기 양산 계획 등을 고려해 경남 사천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이다. LIG넥스원도 늘어나는 수출 물량에 증설을 결정했다. 2025년까지 총 1100억원을 투자해 구미1~2 공장에 첨단 무기체계 시설을 증설한다. 국내 생산시설을 우선 확충하고, 수출국과의 계약에 따라 해외 현지생산도 늘린다.
기업의 노력만으론 역부족이다. 방산 수출 산업은 정부 대상 사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제품의 성능과 가격으로만 수주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전방위적 협력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튀르키예, 프랑스 등 타국 정부에서는 정부 대 정부 영업을 통한 방산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우리 정부도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방산 수출 지원이란 과제를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해 적극적인 지원하고 있다"며 "납품 시기 조정, 규제 완화 및 금융 지원, 후속 군수지원까지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