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2021년 3월 레깅스 브랜드 '템플'을 인수한 앤드류앤드브라더스의 창업자와 템플의 창업자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소송전에 관한 이야기다.
IT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 주력하던 중 피트니스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개발하고, 미국에서의 의류 사업 전개를 위해 템플을 인수했다.
송 전 대표는 이 대표에게 사기 등으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 대표도 송 전 대표를 사기, 무고, 횡령,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함께 잘해보기로 손을 잡았던 두 사람이 어째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지 궁금증이 커진다.
매각 대금 '13.8억 vs 30억'양측은 우선 매각 대금에서 인식차가 크다. 이 대표는 애크하이어(acqhire, 인수+고용) 형태로 템플을 13억8000만원에 인수하면서 송 전 대표가 만 3년 근무하면 15% 지분에 해당하는 주식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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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전 대표는 이 대표가 제시한 앤드류앤드브라더스의 기업가치가 100억원으로 책정돼 있었다며 15%의 지분(15억원)을 더해 총 매각대금이 약 30억원이라고 봤다. 하지만 이 대표는 기업가치 100억원이라는 송 전 대표의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가 각종 사내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하면서 사내이사 해임 절차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회계 장부를 열람하니 자신의 집 월세를 회삿돈으로 납부하는 등 횡령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송 전 대표는 주식을 줄 수 없는 이유를 지어내며 주식 증여를 하지 않은 채 자신을 해고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템플 매입 전부터 애슬레저 브랜드를 맡을 사람이 내정돼 있었고, 해당 인물의 입사 후 자신에 대한 해고가 급속도로 진행됐다고 했다.
지분을 전량 받기 전에는 템플 대표직이 유지될 것이라고 했던 이 대표가 지분을 넘겨받은 후 태도가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송 전 대표는 이 대표가 처음부터 회사를 싸게 사기 위해 접근했고 쉽게 해고가 가능한 등기이사로 취임시켜 일방적으로 해고했다고 봤다.
송 전 대표가 이 대표에게 제기한 형사 소송은 사기 혐의로 진행됐으나 지난해 8월 검찰에서 무혐의 판결이 나왔다. 민사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가 템플 매각가를 30억원으로 부풀리고 이를 교육 플랫폼에서 자신의 강의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송 전 대표가 그냥 퇴사하면 문제가 되니 대표인 자신과 싸움을 만들어 의도적으로 해고토록 계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템플 인수 직후 송 전 대표가 경쟁사 대표에게 연락해 자신이 '락업 조건 없이 회사를 매각했다'며 경쟁사에서 자신을 채용해줄 것을 제안했으며, 실제 사내이사 해임 직후 경쟁사로 이직했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템플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당초 회사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주식을 주지 않고 쫓아내기 위해 이 대표가 수를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업결합 관련 계약서 놓고 서로 '부실 사인'양측의 갈등은 기업결합을 위한 계약서를 놓고 서로 정확히 체크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가 M&A 관련 서류들 중 '매각대금 먹튀'를 위해 3년 근속 조항이 담긴 부분에만 사인을 하지 않았으나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템플의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 법인 설립을 준비하던 이 대표가 세금 문제를 이유로 자신에게 계약서를 쪼개서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내용이 복잡했으나 함께 브랜드를 키워갈 것이기에 '모회사와 미국 법인의 합병이 끝나면 그때 주식을 증여한다'는 이 대표의 말만 믿고 주식 증여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았고, 미국 주식 증여가 이뤄지기 전 회사에서 해고됐다는 설명이다.
송 전 대표는 민사 소송 결과가 나오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형사 소송에서는 무혐의가 나왔지만, 민사는 형법상 범죄가 아니더라도 한쪽이 받을 수 있는 부분을 법원의 판결로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고소해 시간을 버는 동안 회사를 30억원에 매각한 성공적인 기업가 코스프레를 하며 교육 플랫폼에서 허위 사실로 영업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형사 고소와 함께 인수 계약 무효화 및 손해배상 청구 절차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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