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어떻게 '쿨' 한 브랜드가 됐나"-WSJ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3.05.2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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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저가 브랜드로 유명하던 현대차, 전기 자동차의 혁신자가 되어 테슬라를 목표로"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에서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2.10.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에서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2.10.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대차가 최근 디자인 혁신을 무기로 전기차(EV)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두각을 나타낸다는 미국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대차는 어떻게 그렇게 쿨(Cool)해졌나(멋지다는 뜻)'라는 제목의 기사로 전기차의 혁신을 꾀하며 현재 시장점유율 1위인 테슬라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은 현대차가 올해 출시한 전기차 아이오닉6를 주목했다. 아이오닉6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자동차 전시회 '2023 WCA'에서 최고상인 '세계 올해의 차'와 함께 올해의 디자인, 올해의 전기차상을 받았다.



WSJ은 "테슬라에 대항할 무언가를 찾던 현대차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70년 전 기괴한 자동차 사진을 수석디자이너에게 보내면서 '꿈'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사진은 바로 1930~40년대 미국에서 제조된 자동차 '스타우트 스캘럽'이었다. 얼핏 버스와 소형 거룻배가 섞인 듯한 모습이었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이너는 "사진을 보낸 건 정의선 회장이었다"며 "지난 10년간 선두주자를 따르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이었지만, 이제 '모방'을 멈추고 경쟁자들보다 앞서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WSJ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그러면서 "(사진 속) 메시지는 이랬다. 영감은 어디에서든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WSJ은 현대차와 기아가 처음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했던 1986년과 1993년 당시에는 가격경쟁력으로 승부를 봤다고 평가했다. 한동안 저렴하지만 영감을 주는 브랜드의 이미지는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1) = 17일(현지시각)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2 LA 오토쇼(2022)'에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6가 북미 최초로 공개되고 있다.  아이오닉 6는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한 부드러운 유선형의 디자인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를 바탕으로, 실내공간의 시작점과 끝점을 양 끝으로 최대한 늘려 차량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비율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2.11.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 17일(현지시각)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2 LA 오토쇼(2022)'에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6가 북미 최초로 공개되고 있다. 아이오닉 6는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한 부드러운 유선형의 디자인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를 바탕으로, 실내공간의 시작점과 끝점을 양 끝으로 최대한 늘려 차량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비율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2.11.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자신감을 갖고, 디자인 혁신을 강화한 계기를 전기차 시장 진출과 성공의 경험으로 WSJ은 분석했다. 신문은 2010년 '블루온'과 2011년 '레이' 등 현대기아차 그룹이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며 추진력을 더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 '채비 볼트'를 출시하기 2년 전인 2014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 지사에서 근무했던 오브라이언 전 현대차 부사장은 테슬라의 모델3가 미국에서 성공하는 걸 보면서 현대차는 테슬라를 '기술회사'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오브라이언 전 부사장은 "현대차 경영진은 전기차 시장이 '점프볼'(급성장을 앞뒀다는 의미)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룹이 더 빨리 움직이도록 자극했다"고 전했다. 그즈음 정의선 부회장도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인공지능 로봇 등 미래지향적인 '문샷(Moonshot·혁신적인 것)' 기술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는 분석이다. 2020년 정 회장이 아버지인 정몽구 전 회장으로부터 그룹 지배권을 넘겨받으면서 속도감이 더해졌다.


유럽과 미국의 완성차 업체들도 현대차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짐 팔리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전기차 부문의 경쟁에 대한 질문에 "내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현대차와 기아, 중국 업체, 그리고 테슬라다. 이게 내 리스트(List)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출시된 현대차의 아이오닉 5를 칭찬하면서 "일부 소프트웨어 기능이 포드의 자체 기능보다 더 낫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그 회사(현대차)는 정말 전기차로 진일보를 이뤘다"고도 말했다. 지난 여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전기차 시장에 대한 트윗에서 "현대차가 꽤 잘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WSJ은 현대차와 기아가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들을 적극 영입하며 고급화 전략도 함께 쓰고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55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생산공장도 주목했다. WSJ은 "현재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를 미국 밖에서 생산하다 보니 올해 미국 정부가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조지아주의 생산 공장이 완공되면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생산하고 보조금을 받겠지만 시점은 내년 하반기쯤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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