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있었다"...정유업계, 바이오 항공유 대응 총력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3.05.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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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정부가 대한항공·GS칼텍스·석유관리원 등과의 실증작업을 통해 2026년 바이오 항공유 도입에 나선다는 소식을 접한 정유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정부는 이번 실증을 바탕으로 관계 법령과 품질·성능 평가 기준을 마련한다. 선박용 바이오유 도입도 추진된다. 업계는 수요가 확대되는 시점에 발맞춰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신시장에 대응한단 구상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유 도입에 가장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곳은 HD현대오일뱅크다. HD현대오일뱅크는 미래성장동력으로 차세대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추진 중이다. 화이트바이오란 광합성으로 생성되는 다양한 식물성 자원을 원료다. 각종 에너지원과 화학소재를 통칭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화이트바이오를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과 함께 3대 미래 신사업으로 선정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연내 충남 대산공장 1만㎡ 부지에 연 13만톤 규모의 바이오디젤 제조공장을 건설한다. 내년에는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연 50만톤 규모의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생산설비로 전환한다. HVO는 비식용 원료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하는 친환경유다. HVO를 활용해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를 생산한다. 원료 조달이 용이한 동남아 현지 공장 구축도 검토한다.

SK이노베이션도 SAF 생산 설비 신설을 검토한다. 지난해 10월 창사 60주년을 기념해 SK울산콤플렉스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계획을 밝혔다. 2027년까지 순환경제 구축과 친환경 설비전환 및 친환경 제품 확대에 총 5조원이 투입되는 데 일부는 SAF 생산 설비 구축에 쓰인다. 글로벌 시장 개화 시기에 맞춰 구체적인 생산 시점을 확정할 방침이었는데, 최근 국내외 SAF 관련 규제·제도 도입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2026년 생산을 목표로 연내 착공을 고려하게 됐다.



해외 투자도 단행한다. 2021년 SK㈜가 약 600억원을 투자한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에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 펄크럼은 미국에서 생활폐기물로 고순도 합성원유를 만드는 공정을 최초로 상업화한 기업이다. 생활폐기물에 포함된 가연성 유기물을 선별한 뒤 재합성해 고순도의 수송용 합성원유와 이를 항공유로 전환하는 최적의 공정을 구현한다. 전체 공정에 대한 독점 특허도 보유했다. SK㈜·SK이노베이션 외에도 BP, 유나이티드항공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다른 정유사들도 분주하다. 정부의 바이오 항공유 실증 파트너 GS칼텍스는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바이오 제품 생산 △원료 정제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 등을 고동 추진한다. 에쓰오일은 삼성물산과 2021년 수소·바이오 MOU를 체결했다. 친환경 바이오디젤을 넘어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를 개발·공급 사업을 도모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연료 시장규모는 2020년 1350억달러(약 160조원)을 넘겼다"면서 "전동화 대응이 어려운 항공·선박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정유사들이 각국의 바이오연료 기준마련 및 관련 규제 도입시기 등을 가늠하고 적극 준비해 왔다"면서 "제도적 기반만 마련되면 즉각 생산에 나설 채비가 돼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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