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총수는 주머니에 현금을 얼마나 넣고 다닐까?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3.05.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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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총총]

편집자주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재계 '총'수들의 한주의 현장 활동을 '총'정리하고, 그들의 행보('총총'걸음)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한국 기업들이 나아갈 길을 점검하는 코너입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의 요청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내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통인 시장을 엑스포 글로벌 스포터즈들과 함께 방문해 엑스포 유치 지지활동을 했다./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의 요청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내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통인 시장을 엑스포 글로벌 스포터즈들과 함께 방문해 엑스포 유치 지지활동을 했다./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대기업 총수의 주머니에는 현금이 얼마나 있을까?

재계 총수의 현금 동원능력(?)을 알아볼 수 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장소는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지난 18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163,200원 ▲1,200 +0.74%) 그룹 회장)은 '2030부산엑스포' 홍보를 위해 게릴라(갑작스럽게 진행하는 형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경복궁 서쪽에 위치해 서촌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의 통인시장에는 각국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최 회장은 통인시장을 방문한 내외국인들에게 엑스포유치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하며 다녔다. 그는 국내외 청년층으로 구성된 엑스포 글로벌 스포터즈와 함께 진행하던 이날 행사 중 고생하는 서포터즈를 위해 시장의 먹거리를 사주기 위해 주머니에 현금을 찾았다.

먹거리를 사고 현금을 주려던 최 회장의 주머니는 비어 있었다. 그는 수행비서에게 자신의 지갑 내 현금을 달라고 했지만, 그도 차 안에 이를 두고 온터라 난감해진 상황이 잠시 빚어졌다. 최 회장은 주변에 있던 다른 임직원들에게 10여만원을 급하게 대출(?)해 어려움을 무사히 지날 수 있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최 회장의 지갑이 도착해 현금 동원 능력을 다시 회복해 이후 서포터즈들이 가지고 갈만큼 떡과 강정 등을 사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 중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에피소드들도 있었다.

통인시장 앞 팔각정에 있던 어르신 중에는 그에게 "최태원 회장을 많이 닮았다"고 했고 최 회장은 "그렇죠?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며 웃기도 했다. 또 행사 막바지에는 시장 내 강정집 사장이 "팬이다"며 강정으로 하트모양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친필 사인과 강정 구매로 대신 답했다.

화담(和談) 5주기 맞은 구광모 LG 회장...제주로서 손님 맞아
지난 20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 위치한 고 구본무 회장의 자택 앞에서 화담 5주기 가족 행사를 마친 친지들이 떠나기 전에 주차장 문이 열리고 있다. /사진=오동희 선임기자.지난 20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 위치한 고 구본무 회장의 자택 앞에서 화담 5주기 가족 행사를 마친 친지들이 떠나기 전에 주차장 문이 열리고 있다. /사진=오동희 선임기자.

지난 20일 저녁 7시 30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길 고(故)구본무 회장(현 소유 부인 김영식씨 외 2인)의 자택 앞.

구광모 LG 회장과 양어머니인 김영식 여사 등 가족간 송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치러진 화담 구본무 회장의 5주기 추도의 자리에 세간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집 앞의 분위기는 차분했다.

저녁을 겸해 마련된 것으로 보이는 화담의 5주기 가족모임을 마친 친지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대형 주차장 공간이 있는 1층 마당 쪽을 걸어서 나왔다. 그 뒤로는 LG (78,400원 ▼700 -0.88%)가의 집안 어른들을 마중하는 구광모 회장의 모습이 보였다.

이날 한남동 집에는 어림잡아 20~30명은 되는 가족 친척들이 고인을 기리기 위해 모였다. 집 건너편 도로에는 10대 남짓한 고급승용차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집 안 주차장에서도 몇대의 차량이 친척들을 태우고 떠났다.

구광모 회장은 가족 추도행사를 마치고 떠나는 친지들에게 일일이 90도 가량 머리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5주기 추도행사라는 점을 감안해 무거울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집을 나서는 친척들의 표정은 대체적으로 밝았다. 간혹은 인사를 나누며 낮게 웃는 모습들도 눈에 띄었다. 떠나는 발걸음들이 가벼운 분위기로 봐서는 가족간 소송이 원만히 해결될 것처럼 보였다.

구 회장은 손님들을 마중하는 틈틈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짧은 대화를 이어갔고, 그 또한 저녁 7시 48분경 자신이 타고온 승용차에 올라 자신의 집인 한남더힐로 떠났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 8일부터 이달 말까지 주요 계열사 CEO들과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진행하고 있다. 보고회에서는 고객과 시장 변화 분석 및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등의 중장기 전략 방향과 실행력 제고 방안 등이 논의한다.

카키색 수의에 마스크로 가린 채 피의자석에 앉은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200억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3.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200억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3.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7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17호 대법정.

카키색 수의를 입은 조현범 한국타이어테크놀러지 회장이 마스크를 쓴 채 변호인들 틈에 끼여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지난 3월 9일 구속된 이후 두발을 정리하지 않았는지, 길게 자란 머리카락은 파마를 한 것처럼 곱슬거리는 느낌이다. 그의 현재 심정이 어떤지를 잘 보여주는 듯하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조 회장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범죄 혐의에 대해 피고인들의 입장을 확인하고 증거조사를 계획하는 절차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으나 1차에 이어 이날 2차 기일에도 조 회장은 출석했다.

조 회장은 재판 중 간혹 변호인들과의 대화 중간에는 낮은 소리가 서로 들리지 않는지 마스크를 내려서 이야기하고 올리는 과정을 반복했다. 판사가 재판 진행 과정을 설명할 때는 몸을 주심판사가 있는 오른쪽으로 돌려 그를 뚫어지게 보는 부동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 조 전 회장 측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 과정에서 취득한 증거들은 압수수색의 정당한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법하다며, 대부분의 증거에 대해 부동의한다고 밝혔다. 증거 채택을 위한 공판준비기일이 늘어지면서 향후 재판이 길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검찰 측은 곧 조 회장의 추가혐의에 대해서도 기소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조 회장의 재판 과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이날 재판은 준비기일인 만큼 50분도 걸리지 않고 끝났다.

오전 10시 48분경 재판 종료를 알리는 판사의 말이 떨어지자 구치소로 귀소해야 하는 조 회장은 법정 왼쪽으로난 문을 향해 빠르게 걸어 나갔다. 재판부는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가지기로 했다. 그의 다음 재판은 6월 7일이다.

일론 머스크 이어 이번에 트뤼도 캐나다 총리 만난 이재용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에서 네번째)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방한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회동했다. 사진은 캐나다 측 정부 관계자들과 인사하는 삼성 임원들. 사진 왼쪽부터  김원경 삼성전자 글로벌대외협력(GPA)팀장(부사장), 김우준 삼성전자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 사장, 전경훈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CTO 사장이다./사진제공=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페이스북 캡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에서 네번째)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방한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회동했다. 사진은 캐나다 측 정부 관계자들과 인사하는 삼성 임원들. 사진 왼쪽부터 김원경 삼성전자 글로벌대외협력(GPA)팀장(부사장), 김우준 삼성전자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 사장, 전경훈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CTO 사장이다./사진제공=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페이스북 캡쳐
지지난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회동을 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주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만나는 등 각국 정상 및 기업인과 국제적 네트워크 확대에 힘을 쏟았다.

이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트뤼도 총리와 만나 양국의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는 김우준 삼성전자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 사장, 전경훈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CTO 사장, 김원경 삼성전자 (76,800원 ▼1,800 -2.29%) 글로벌대외협력(GPA)팀장(부사장)이 함께 했다.

삼성 측에서는 구체적인 협의 내용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지만 트뤼도 총리는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 회장 외에 최태원 SK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의 만남을 공개했다.

트뤼도 총리는 SNS에 "첨단 기술 혁신, 핵심 광물, 청정에너지 솔루션 등에서 한국 기업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들 기업가들과 만나) 일자리와 성장을 함께 창출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과는 첨단 기술 분야의 협력 방안을, 포스코와는 핵심광물에 대해, SK와는 수소 등 청정에너지 솔루션에 대해 얘기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과 21일 양일간 방한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는 이 회장과의 회동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이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팻 겔싱어 CEO의 방한은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조부 아산 정주영을 추억한 정의선 현대차 회장...포니 쿠페 디자인 복원
[서울=뉴시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에서 열린 현대 리유니온 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작업에 참여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포니 쿠페 앞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쏘나타 1, 2세대 등 다수의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2023.05.19.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에서 열린 현대 리유니온 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작업에 참여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포니 쿠페 앞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쏘나타 1, 2세대 등 다수의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2023.05.19.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한주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에게는 뜻깊은 한주였다.

현대기아차 그룹을 창업한 조부 아산 정주영 회장을 기릴 수 있었던 행사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에서 열린 '현대 리유니온(Reunion)' 행사에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을 처음 공개했다.

포니 쿠페는 현대차의 첫 독자모델이자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인 포니 1보다 앞서 개발된 차종이지만 1979년 석유 파동으로 양산 직전에 좌초됐다.

그 뒤 홍수 등 자연재해로 도면과 차량이 유실되면서 그 모습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나 이번에 다시 이를 복원한 것. 이번 복원 작업은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그의 아들인 파브리지오 주지아로와가 함께 진행했다.

현대차는 포니쿠페를 생산할 계획은 없지만, 지난해 7월 공개한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비전 74'에 포니 쿠페의 디자인을 가미해 아산의 정신을 이어갔다.

정의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정주영 선대회장은 1970년대 열악한 산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항공기 등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독자적인 한국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실현했다"며 "이탈리아와 한국을 비롯해 포니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시속 160km '폭주'한 교수 출신 구자균 LS일렉트론 회장
구자균 당시 LS산전 회장(현 LS일렉트론 회장)이 2019년 3월 27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열린 '월드 스마트에너지 위크 2019'에 참석해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LS산전 제공구자균 당시 LS산전 회장(현 LS일렉트론 회장)이 2019년 3월 27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열린 '월드 스마트에너지 위크 2019'에 참석해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LS산전 제공
이 외에도 지난 주에는 한때 학생들을 가르쳤던 교수출신의 재계 오너가 '폭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1990년대 초중반 국민대 경영학과와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지낸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제한속도의 2배인 시속 160km로 올림픽대로를 달리다가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구 회장은 LG 그룹 창업자인 구인회 회장의 네번째 남동생인 고 구평회 E1명예회장의 3남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11월 9일 올림픽대로에서 페라리를 시속 160km 이상으로 몰다가 적발됐는데 처음엔 같은 회사의 김모 부장이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했다가 이를 번복해 위반사실이 드러났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차량을 운전하고 과속했다고 인정했고, 각각 도로교통법 위반, 범인도피 혐의로 지난달 초 검찰에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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