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한국처럼 수십년 '정전'의 길 걷나… 美 내부 논의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3.05.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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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 美 행정부 관리들 발언 보도
우크라전쟁 장기화…휴전 압력 커질것
한국전쟁처럼 수십년간 '정전' 가능성…

(키이우 로이터=뉴스1) 박재하 기자 =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 경보가 선포된 가운데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 미사일이 격추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키이우 로이터=뉴스1) 박재하 기자 =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 경보가 선포된 가운데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 미사일이 격추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처럼 수십년에 걸친 정전 상태로 귀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이후에도 어느 한 쪽이 완전히 패배 혹은 승리하기 어려워 전쟁을 일시적으로 멈추되 장기 '냉전'(과거 미국·소련 간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전쟁) 상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행정부 고위인사들의 말을 종합,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에 주목하며 출구 전략으로 '정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선택지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넘지 않기로 합의하되 공식 국경이 아닌 '잠재적 선'을 어디에 설정할 것인지도 포함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관련 논의에 정통한 한 미국 관리는 폴리티코에 "지난 몇 달 동안 다급하고 단기적 지원을 논의했다면 이제 (지원 전략을)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두 명의 전현직 미 관리는 "전투의 장기적 '동결'(정전)이 미국이 준비하고 있는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논의는 초기 단계로 알려졌다.

또 다른 바이든 정부의 고위관리도 "일련의 비상계획이 저울질되고 있다"며 "상황은 유동적이고 확실한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정복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어느 쪽의 군사적 승리가 아니라 협상으로 끝날 것"이라고 거듭 예측했다.



(로이터=뉴스1) 김민수 기자 = 우크라이나 제28 기계계화 여단 소속 군인들이 도네츠크 바흐무트 인근에서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3.05.18/뉴스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로이터=뉴스1) 김민수 기자 = 우크라이나 제28 기계계화 여단 소속 군인들이 도네츠크 바흐무트 인근에서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3.05.18/뉴스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전이나 휴전은 우크라이나의 우국들에게 정치적으로 입맛에 맞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군사 충돌의 수를 줄이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지원 패키지 구성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포착된다. 비축품 중 미국이 직접 보내는 장비의 양이 몇 달간 꾸준히 감소한 반면 산업계에서 무기를 구입하는데 사용되는 지원 패키지가 증가한 것. 무기 구입에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실제 미국은 최근 탄약 중심의 기존 비축품에서 3억달러 상당의 무기를 이전하는 한편 방산업계로부터 방공망 같은 무기를 구입하는데 12억 달러를 지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준비하고 있으나, 미 행정부 내 관리들은 대반격 이후에도 전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기적으로 싸움이 계속돼도 어느 한 쪽이 월등한 기반을 얻지 못하는 교착상태 혹은 소모전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전략국제연구센터의 벤자민 젠슨은 "일단 몇 달 또는 1년이 지나면, 전쟁은 수년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며 "가장 성공적인 우크라이나의 반격에도 불구하고 내년 이맘때에도 싸움이 지속되는걸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폴리티코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공식적으로 종료하지 않더라도 휴전이나 다른 법적 협상의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며 한국전쟁을 사례로 언급했다. 한국전쟁은 1953년 휴전 협정을 맺었지만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종전이 공식 선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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