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반도체 소부장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시장에서 연일 반도체 업황 바닥에 대한 시그널이 나오며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72,700원 ▲1,400 +1.96%), SK하이닉스 (131,400원 ▲700 +0.54%) 등의 대형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는 현재 반도체 사이클이 전방산업의 재고 축소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자 소부장 기업들은 한 발 앞서 이 기대감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축소에 따른 재고 소진은 결국 수요의 회복→생산 정상화→캐팩스(Capex·자본적지출) 정상화 기대감을 형성한다"며 "업황 회복 구간에서 실적과 주가 상승 레버리지가 크게 발생하는 장비주를 상대적으로 선호한다"고 말했다.
DDR5가 업사이드 중심…"후공정 수혜 전망"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서버에 들어가는 신제품(128GB DDR5)은 기존 64GB DDR4보다 10배가 더 비싸도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며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 메모리)도 수요가 좋고, 스마트폰 시장이 부진하지만 LPDDR5 수요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DDR5는 1분기 SK하이닉스 전체 물량의 10%에서 2분기에는 20%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DDR5를 중심으로 한 업사이드 모멘텀은 반도체 후공정 관련 기업들에게는 더 즉각적이고 빠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 시각이다. 현재 DDR5의 고객사나 공급사 재고가 매우 제한적으로, 공급사의 완제품 재고 소진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D램 재고 중 DDR5 비중은 10% 이하라는 추정이 나온다.
SK증권은 "업계 내 낮은 DDR5 재고와 공급사들의 DDR5 생산 증가는 즉각적으로 후공정 업계에 P(가격), Q(판매량) 상승 효과로 이어져 밸류체인 내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후공정 전반적으로 올해 1분기 실적 저점 후 회복세가 시작돼 올해 3분기 DDR5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SK증권은 주목되는 종목으로 하나마이크론 (29,700원 ▲650 +2.24%), 한양디지텍 (13,250원 ▲100 +0.76%), 아비코전자 (16,380원 ▼20 -0.12%), ISC (81,500원 ▲1,500 +1.88%)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