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사실상 금리인상 끝, 3연속 동결"…전문가 10인 만장일치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세종=유선일 기자, 세종=유재희 기자 2023.05.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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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사실상 금리인상 끝, 3연속 동결"…전문가 10인 만장일치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3연속 금리 동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2021년 8월 이후 약 1년 반 동안 진행된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관련해선 '연내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과 '내년 초는 돼야 한다'는 응답이 5대5로 팽팽히 맞섰다.



전문가 100% "한은, 5월 기준금리도 동결…3차례 연속 금리 동결"
21일 머니투데이가 채권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모두 25일 금통위에선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3차례 연속 금리 동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게 주된 근거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이달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정책금리를 0.25%포인트(p) 올린 뒤 발표한 성명서에서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수 있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했다. 대신 향후 추가 정책 강화 정도는 경제·금융상황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조건부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한 것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FOMC에서 (금리인상) '일시정지' 정도의 신호가 나온 상황에서 한은이 먼저 나서 '미국보다 금리를 더 빨리 올려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도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이유로 지목됐다. 최근 물가 상승 둔화세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를 기록했다.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왔다.


물가 경로가 한은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 만큼 금통위가 무리하게 기준금리를 더 올려 경기 둔화를 부추기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아울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은행 위기'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점도 금리 동결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은행권 신용긴축 효과, 미 부채한도 협상 지연 가능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뿐 아니라 반도체 경기와 대중국 수출 회복 지연 등으로 국내 성장 전망도 하향되고 있다"며 "금통위원 대부분 그동안 진행된 300bp(1bp=0.01%p) 금리 인상 효과를 지켜보자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5월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추가 쏠린 가운데 전문가 모두 한은이 한동안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상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본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연내" vs "내년 돼야" 팽팽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4.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4.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은의 금리인하 전환 시기를 놓고선 전문가 의견이 갈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연내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부 전문가는 한은이 이르면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전문가 10명 중 4명이 한은의 금리인하 전환 시점으로 올해 4분기를 점찍었다. 1명은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100년 미국의 역사를 보면 기준금리 고점 유지 이후 3개월 내 (금리를) 내렸다"며 "한은도 이르면 올해 3분기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정도되면 미국 경기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렇게 되면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고 우리나라도 인하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나머지 5명은 한은이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둔화하고 있지만 연말 물가수준은 분명히 목표치인 2%보다는 높을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간 뒤 추세적으로 2%까지 간다는 확신이 들어야 기준금리 인하를 할 것 같아 빨라야 내년 1분기쯤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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