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육상선수 보우 삼낭은 지난 8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제32회 동남아시안게임 여자 육상 5000m 결승에서 11명 중 11위를 차지했다. /영상=올림픽 홈페이지 갈무리
경기장엔 폭우가 쏟아졌다. 중계 화면 밖에는 아직 선수가 있었다. 마침내 22분54초, 비에 흠뻑 젖은 선수가 홀로 결승선을 넘었다.
영상을 보면 이미 5분54초 전 우승자가 결정되고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을 때 삼낭이 홀로 뛰던 트랙에 장대 같은 비가 쏟아졌다. 폭우 속에서 삼낭은 눈에 빗물이 들어가도 자세를 고치고 완주에 성공했다.
꼴찌로 경기를 마친 삼낭은 "인생에서 우리가 조금 느리든 빠르든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결승선을 넘으려고 노력했다"며 "우리는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AFP에 말했다.
/사진=올림픽 홈페이지 갈무리
다만 경기 당일 오랫동안 앓았던 빈혈이 도졌다. 삼낭은 "트레이너가 몸이 안 좋으니 하지 말라고 했다"면서도 "경주를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캄보디아를 대표할 의무가 있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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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결승선에 도착했을 때 우승하지 못해 실망했지만서도 한편으로 기뻤다"며 "(많은 사람이) 나를 격려해줬다"고 했다.
한편 이번 동남아시안게임 개최는 내전과 집단학살로 많은 역경을 겪었던 캄보디아에 큰 의미가 있다고 AFP는 전했다.
훈 센 캄보디아 총리는 삼낭에게 1만달러(약 1300만원)의 포상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노동자 하루 일당은 평균 10달러(약 1만3000원) 꼴이므로 삼낭은 그 1000배 가량 받는 셈이다. 삼낭은 포상금으로 홀로 남은 어머니의 빚을 갚고 자기 교육비로 쓰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