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리호 고도화사업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스페이스X에 기술 이전한 것처럼 민간 주도형 '한국형 스페이스X'를 만드는 사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우연이 보유한 발사 운용·관제 등 노하우를 전수받아 국내 우주발사체 산업생태계를 육성한다.
한화는 누리호를 이을 차세대발사체(KSLV-III) 기술을 이전 받을 기업 후보로도 거론된다. 차세대 발사체는 3단형 누리호보다 3배 이상 높은 성능을 가지는 '2단형 발사체'로, 2032년 우리나라 최초 달 착륙선을 탑재해 발사할 예정이다. 기술을 이전받는 기업은 사실상 한국의 스페이스X로 발돋움한다. 체계종합기업의 후보로 꼽히는 한화가 항우연과 함께 2027년 이후 차세대 발사체 개발과 양산에도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우주행 드라이브를 걸며 한화의 우주산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는 2021년 김 부회장이 이끄는 항공우주사업 전담조직인 '스페이스 허브'를 발족했다. 전사적으로 우주 산업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지난 3월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디펜스에 이어 한화방산까지 합병하면서 발사체 역량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한화시스템을 통해 위성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0년 영국 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페이저(현 한화페이저)를 인수하고, 미국 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카이메타에 지분투자했다. 지난 2021년에 세계 최초의 우주인터넷 기업인 원웹의 지분(8.8%)을 확보하는 등 우주 통신서비스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위성 활용 서비스 산업도 주목한다. 국내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를 인수하며 우주산업 밸류체인을 넓혔다. 쎄트렉아이는 세계 최고 해상도의 상용 지구 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티(SpaceEye-T)' 개발에 나섰다. 발사 목표 시기는 2024년으로 한화의 스페이스 허브와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위성제작→발사수송→위성서비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향후 우주탐사 기술까지 확보해 국내 최초의 '우주산업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누리호 추가 발사는 여전히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도전적인 사업이지만 항우연의 축적된 역량과 국내 300여개 업체의 기술, 한화의 우주 사업에 대한 열정으로 추가 발사에 성공해 대한민국의 우주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