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이닉스 바닥 찍고 올라오나…"저점 매수 노려라"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05.1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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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하이닉스 바닥 찍고 올라오나…"저점 매수 노려라"


"반도체 붐은 온다."

삼성전자 (60,600원 ▼700 -1.14%), SK하이닉스 (174,100원 ▲5,000 +2.96%)의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시장의 목소리다. 업황 바닥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자 시장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바라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고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한다.

18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200원(1.85%) 오른 6만6200원,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700원(1.85%) 오른 9만3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시장 기대치(1조원)보다 약 40% 밑돌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를 기록 중이다.

시장은 반도체 업황 반등에 주목한다. 지난해부터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업황 둔화를 고려해 선제적인 감산을 진행했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와 미국의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먼저 감산에 나섰다. 지난달부터는 삼성전자가 감산을 시작했다.



이에 따른 고객사들의 재고 축소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통상 '설비투자 감소→전방산업 재고 축소→반도체 수요 증가'로 회복 사이클이 진행된다. 현재 전방산업 재고 축소 단계를 지나고 있다고 증권가는 진단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분기 현재 전반적인 IT(정보기술) 업체의 최종수요 회복은 더딘 상태이나 상반기 수요바닥을 인식한 주요 고객사들은 낮은 가격에 메모리 반도체 재고를 점차 축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메모리 고객사들의 재고도 제조사와 마찬가지로 2분기 이후 재고 감소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돼 오는 8~10월 비교적 큰 폭의 재고 축적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체들 간의 인수합병(M&A)도 업황 바닥의 신호로 읽힌다. 지난 15일 일본의 키옥시아와 미국의 웨스턴디지털이 합병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를 두고 업황 침체가 극에 달했다고 시장은 받아들인다. 김 본부장은 업체 간 통합 움직임이 향후 NAND 산업의 경쟁 강도를 완화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정문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정문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보통 업황을 6개월 정도 선행해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하반기 재고 상태가 나아질 걸 반영해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고 시장은 해석한다. 올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19.71%, 24.8% 올랐다.

'큰손' 투자자들도 삼성전자 주식을 앞다퉈 사들였다. 올들어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8조2430억원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기관 투자자들이 829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조정받을 때마다 저점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주가 바닥 형성 후 반등과 재하락이 이어지는 모습은 장기 업사이클 초기에 항상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D램 현물가격의 본격 상승 전 단기 주가 조정을 이용해 저점 매수를 지속할 걸 권한다"고 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규모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AI(인공지능), 자율주행 분야에서의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로 소극적인 감산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이사는 "이번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은 점유율 경쟁보다 수익성을 보다 중시한 결정으로 해석된다"며 "수익성을 생각한다면 감산 강도는 좀 더 높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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