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지난 1분기 증권가의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연간 원·달러 환율 하락 및 글로벌 소비 둔화로 의류 OEM 산업이 하강하는 국면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영원무역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67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4.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8406억원으로 전년 대비 9.7%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14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7%가량 증가했다.
영원무역이 동종업계 대비 양호한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까닭은 주력 고객사의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발주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영원무역은 40여개의 글로벌 브랜드로부터 주문을 받아 방글라데시, 베트남,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지역 소재 공장에서 의류, 신발, 백팩 등의 제품을 OEM 방식으로 생산해 수출한다. 주요 고객사는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등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캐나다 프리미어 요가복 브랜드인 '룰루레몬'으로부터 S/S(봄·여름) 시즌 주문을 추가로 받으면서 계절성을 타파한 효과가 컸다. 전통적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 룰루레몬으로부터의 수주 물량이 늘어나며 공장 가동률이 높아진 것. 이에 사업 OEM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7.8%로 성수기에 버금가는 수준을 나타냈다. 글로벌 소비 경기 불황에도 강한 성장을 보였던 바이어들의 물량을 생산하다보니 동정업계 대비 차별화된 실적을 냈다.
다만 2분기부터는 영원무역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시장 위축 영향을 받을 것이란 증권가의 관측이 높다. 영원무역은 여타 OEM 업체 대비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 고객사 주문 축소 등의 업황 반영에 시간차가 있다는 점에서다. 글로벌 소비 심리 둔화로 재고 부담이 높은 데다 유럽을 중심으로 자전거 유통사업을 전개중인 자회사 스캇(Scott)도 유럽 소비력 둔화에 노출돼 있다. 또 2024년에는 주요 생산 기지인 방글라데시에서 총선을 앞둬 인건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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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2~3분기 수주는 기능성 의류의 글로벌 수요 둔화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수주가 감소하더라도 높은 마진이 유지되면서 상대적으로 이익 안정성은 돋보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