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전략 통했다…SK에코플랜트, 글로벌 에너지 수주 잭팟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23.05.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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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 그린수소 상용화 글로벌 프로젝트 지분 20% 확보, 2조원 EPC 독점 수주

최태원 SK회장 전략 통했다…SK에코플랜트, 글로벌 에너지 수주 잭팟


건설회사에서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한 SK에코플랜트가 2년 만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SK에코플랜트가 6조원 규모의 해외 그린수소 상용화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2조원의 EPC(설계·조달·시공) 수주는 물론 지분 20%를 확보해 사업개발자로 직접 참여한다.

SK에코플랜트는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캐나다 월드에너지GH₂와 45억달러(한화 약 6조원) 규모 '뉴지오호닉(Nujio'qonik) 그린수소 1단계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월드에너지GH₂는 캐나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의 스티븐빌 지역에 기반을 둔 대규모 그린 수소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수년전부터 각 멤버사별로 비즈니스 모델(BM)의 근본적인 혁신을 주문한 데 맞춰 SK에코플랜트가2021년부터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전환 후 거둔 대규모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캐나다 동부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주의 뉴펀들랜드 섬에서 진행한다. 풍력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로 물을 분해해 탄소 배출 없이 그린수소를 뽑아내고, 이를 다시 그린 암모니아로 전환해 유럽 등 타 대륙으로 운송하는 사업이다.

 17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캐나다 뉴지오호닉 그린수소 상용화 프로젝트 투자협약식에서 (사진 왼쪽부터) 오동호 SK에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존 리즐리(John Risley) 월드에너지GH₂ 회장, 브랜든 패딕(Brendan Paddick) 콜럼버스 캐피탈(Columbus Capital) CE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SK에코플랜트 17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캐나다 뉴지오호닉 그린수소 상용화 프로젝트 투자협약식에서 (사진 왼쪽부터) 오동호 SK에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존 리즐리(John Risley) 월드에너지GH₂ 회장, 브랜든 패딕(Brendan Paddick) 콜럼버스 캐피탈(Columbus Capital) CE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SK에코플랜트
3단계로 나눠 진행되는 사업 중 이번 1단계 사업은 45억달러(약 6조원) 규모로 진행된다. 전기 생산을 위한 육상풍력발전 약 1GW,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고체산화물수전해기(SOEC)와 고분자전해질수전해기(PEMEC) 등 총 600MW가 구축된다. 여기서 연간 생산되는 6만톤 가량의 그린수소를 약 36만톤의 암모니아로 전환하는 그린암모니아 플랜트도 함께 건설될 예정이다. 그린수소 생산은 2025년 3월, 그린암모니아 생산은 2026년 3월을 목표로 한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약 15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독점적 수주기회를 확보했다. 전체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를 비롯해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기를 공급, 설치한다. SK에코플랜트는 이달 내 프로젝트 수행의 사전 절차인 개념설계(Pre-FEED)에 착수하며 프로젝트의 전체 틀까지 검토할 예정이다. 풍력발전단지 EPC(설계·조달·시공) 참여 관련 논의도 진행 중이다. 그린수소를 그린암모니아로 전환하기 위한 플랜트 EPC는 자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과 함께 맡는다.


이번 협약을 통해 SK에코플랜트는 사업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지분 20% 확보와 함께 EPC 독점적 수주기회를 확보하면서 그린수소 사업의 핵심 플레이어로서 대륙 간 초대형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렸다. SK에코플랜트는 초기에 5000만달러(약 660억원)를 투자해 사업개발에 참여하고 향후 수전해 주기기와 그린암모니아 플랜트 EPC까지 도맡으며 그린수소 사업의 전 과정을 맡는다.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생산된 그린암모니아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지역 국가로 수출한다. 캐나다와 독일 양국 정상은 지난해 8월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수소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양국간 '수소동맹'을 맺은 바 있다.

프로젝트 주관사인 월드에너지GH2는 2025년, 2026년에 각각 그린수소 및 그린암모니아 생산 개시를 목표로 이미 사업부지 확보와 사전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풍력발전기부터 수전해 및 암모니아 합성 플랜트, 항구 출하시설까지 자체 인프라 구축이 예정돼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이번 사업 수주에는 그동안 축적한 그린수소 수전해와 엔지니어링 역량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는 일찌감치 풍력 등 재생에너지부터 SOEC를 활용한 수전해에 이르기까지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완비했다. 글로벌 해상풍력 전문개발사들과 함께 개발중인 2.6GW 규모 해상풍력사업과 하부구조물 글로벌 탑티어(Top-tier) 기업인 자회사 SK오션플랜트 등 풍력발전 분야 대표성도 갖췄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SOEC 기반 그린수소 상업생산 역량을 강화, 글로벌 그린수소 및 수전해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국내 최초로 대륙 간 그린수소 상용화 사업에 참여함에 따라 향후 더 많은 사업기회를 확보하는 데 유리한 입지를 선점했다"면서 "SK에코플랜트의 그린수소 밸류체인과 신속한 실행력,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그린수소와 그린암모니아 선도기업으로 위치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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