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비르, 항암 바이러스 美 학회 발표…신라젠 기대감도 덩달아↑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3.05.1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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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0일 미국 유전자세포치료학회 연례회의서 성과 발표
재발성 불응성 림프종 환자 대상 임상 1상 및 또 다른 전임상 결과
백시니아 바이러스 기반 및 자체 플랫폼 보유 등 신라젠과 같은 기술 뿌리
'칼리비르 설립진=신라젠 전신 제네릭스 출신 핵심 인력' 연결고리도

칼리비르, 항암 바이러스 美 학회 발표…신라젠 기대감도 덩달아↑


미국 항암 바이러스 전문기업 칼리비르 이뮤노테라퓨틱스가 미국 유전자세포치료학회(ASGCT) 연례회의를 통해 항암 바이러스 관련 성과 발표에 나선다. 이에 같은 기술 뿌리를 활용해 항암 바이러스를 개발 중인 신라젠 (4,445원 ▼65 -1.44%) 역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칼리비르는 16~20일 미국 LA에서 열리는 유전자세포치료학회(ASGCT)에서 항암 바이러스를 활용한 재발성 불응성 림프종 환자 대상 임상 1상과 또 다른 전임상 결과에 대한 발표를 진행한다. 유전자세포치료학회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바이오 업계 회원들로 구성된 협회다. 유전자 및 세포치료제의 개발 및 임상에 대한 가장 큰 학회로 꼽힌다.



앞서 칼리비르가 공개한 초록에 따르면 이 회사의 항암 바이러스는 생체 내 마우스 종양 모델(MC38, RENCA, EMT6)에서 낮은 용량으로도 종양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또 재발성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및 T 세포 림프종(TCL) 환자에서 항암 바이러스 'VV1'의 정맥 내(IV) 주입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임상 1상 결과도 공개했다.

해당 임상에서 재발성 난치성 TCL 환자 12명이 항암 바이러스 VV1을 정맥 투여했을 때 2명에게서 암이 사라진 상태인 완전관해(CR)가 관찰됐다. 5명에게서는 종양이 절반 이상 줄어든 부분관해(PR) 반응이 나타났다.



앞서 칼리비르는 백시니아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 'VET' 플랫폼을 개발해 2020년 아스텔라스와 최대 6억3400만달러(약 78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로슈와도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양사 합의로 공개하지 않았다.

칼리비르는 신라젠의 전신인 제네릭스 출신의 최고사업책임자(CBO), 의료총괄책임자(CMO), 최고제조책임자(CMO), 규제 및 품질담당 수석부사장 등이 독립해 만든 회사다. 주력 구성원 대다수가 신라젠 항암바이러스 '펙사벡' 개발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회사의 항암 바이러스는 모두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같고, 자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라젠의 백시니아 바이러스 기반 'SJ-600' 시리즈는 보체조절 단백질 'CD55'를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발현해 혈액 내에서 안정적으로 항암바이러스를 살아남도록 한다. 정맥주사를 통해 전신에 투여할 수 있어 고형암은 물론 국소 부위 전이암까지 직접적으로 약물 전달이 가능하다. 바이러스 하나에 여러 항암 유전자 물질을 탑재할 수 있어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SJ-600은 백시니아 바이러스에서 자기복제에 필요한 티미닌키나아제(TK) 유전자를 제거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SJ-600을 혈관을 통해 투여하면 항암바이러스는 TK유전자를 찾아다니다가 TK유전자가 풍부한 암세포를 발견해 달라붙는다. SJ-600이 TK유전자를 빨아들이는 동안 암세포는 더 이상 확장하지 못하고 파괴된다. 이때 면역체들이 달라붙어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칼리비르의 항암 바이러스와 신라젠의 항암 바이러스가 완전히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근원(백시니아바이러스 기반 플랫폼)이 같기 때문에 신라젠과 관련된 기대감도 살아나는 분위기"라며 "항암 바이러스 글로벌 기술수출이 대부분 전임상 종료 이후 이뤄진 것으로 미뤄보면 신라젠 역시 기술수출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라젠은 지난해 SJ-600의 전임상을 마무리한 상태다. 펙사벡의 경우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의 결과 분석이 올 3분기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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