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역할이 중요", '노키즈존' 아니라 '웰컴키즈존' 어디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3.05.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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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정치하는 엄마들과 어린이가 4일 서울 영등포 국회 앞에서 '어린이날 100주년, 어린이차별철폐의 날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5.4/뉴스1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정치하는 엄마들과 어린이가 4일 서울 영등포 국회 앞에서 '어린이날 100주년, 어린이차별철폐의 날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5.4/뉴스1


최근 '노키즈존(No Kids Zone)' 논란 속에서 외식 업계가 어린이 손님을 환영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Yes와 No로 출입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해 어린이를 허락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부모와 공동체의 배려를 강조하는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업계들은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가족 손님을 모시고 있다. CJ푸드빌의 빕스는 '키즈프렌들리' 공간을 지향한다. 수유실, 유아차, 어린이 전용 의자와 식기를 매장에 갖췄다. 색연필로 채색할 수 있는 컬러링 테이블 매트도 마련돼 있다. 어린이들이 그림 색칠을 하면 소란을 피우지 않고, 부모도 육아와 식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했다. 빕스 관계자는 "빕스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손님이 편안하게 식사하도록 키즈프렌들리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예스키즈존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였다. 맥도날드는 전국 매장을 365일 예스키즈존으로 운영한다. '온 세상 어린이 대환영', '아이들이 더 많은 YES와 함께 자라는 세상에 YES!'라는 메시지도 캠페인에 담았다. 이디야커피는 뽀로로, 신비아파트 등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키즈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이디야커피의 키즈 스낵과 음료 누적 판매량은 최근 1000만개를 돌파하는 등 스테디셀러가 됐다.

개인 자영업자도 '케어키즈존(Care Kids Zones)', '나쁜 어른 금지존(No Bad Adults·Parents Zone)' 등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어른이 다른 손님에게 불편함을 주는 아이들의 행동을 제지하고, 바르게 알려줘야 한다는 책임을 환기하기 위해서다. 이들 매장은 "아이를 동반한 손님은 적극적인 케어를 부탁드립니다", "부모님 부주의로 안전사고나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없도록 협조 바랍니다"라는 문구로 어른들에게 당부한다.



수도권에서 케어키즈존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씨는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한다고 해서 양육자와 아이를 쫓아내거나 소외시키지 않고 케어키즈존이라는 문구로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페 운영자 김모씨는 "노키즈존은 차별이라고 생각해 No Bad Parents Zone 카페를 열었다"며 "예를 들어 어르신들이 소란스러우면 노시니어존, 학생들이 떠들면 노학생존, 이름만 갖다 붙이면 얼마든지 특정 대상을 배제할 수 있다. 아이의 미성숙한 행동을 바로잡고 서로 배려하려면 결국 어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엄마의지도’라는 앱은 매장 소개 글과 엄지 에티켓을 알리고 있다./사진=엄마의지도 갈무리‘엄마의지도’라는 앱은 매장 소개 글과 엄지 에티켓을 알리고 있다./사진=엄마의지도 갈무리
전국의 웰컴키즈존 장소와 어른의 에티켓을 알리는 서비스도 생겼다. '엄마의지도'라는 앱은 식당 및 카페 소개 글 밑에 엄지 에티켓을 각각 적어뒀다. "어린이만을 위한 카페가 아니므로 유아동반 에티켓을 만들어 가요", "아이가 흘린 음식물은 뒷정리하는 센스를 발휘해 주세요" 등의 안내 사항과 유아 식기, 아기 의자, 어린이 메뉴 등이 있는지도 함께 알려준다.

최근 국회와 외신 등이 노키즈존 문제를 다루며 논쟁이 확대된 바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어린이날을 앞두고 23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기자회견장을 열며 "노키즈존이 아닌 퍼스트 키즈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창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명 노키즈존 금지 조례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식당에 아이를 데려갈 수 없다면 차별일까'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노키즈존 논란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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