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생명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대응 차원에서 당시 부동산 거래가 적절했는지 자체 평가를 진행했다. 자체 평가에서는 당시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생명 전직 직원 황모씨와 삼성생명 전직 부동산사업부장 이모씨의 허위 보고 등에 심의위원들이 속아 부동산 매입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황씨와 이씨, 이만규 아난티 대표 등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이씨와 이 대표를, 이달 8일 황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거래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황씨는 토지 매입 과정에 아난티를 끼워넣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고 이씨가 삼성생명 내부에서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황씨는 자산운용사를, 이씨는 부동산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아난티·삼성생명 부동산 거래 의혹은 삼성생명이 아난티로부터 부동산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들인 과정에서 아난티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아난티는 2009년 대한방직으로부터 서울 송파구 토지와 건물을 500억원에 매입한 뒤 두달만인 같은 해 6월 삼성생명에 970억원에 매각했다.
검찰은 황씨와 이씨가 거래를 주선한 대가로 거액을 챙겼다고 보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를 적용했다.
황씨와 이씨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대형 로펌과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 등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 황씨는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들과 이두봉 전 대전고검장 등을 선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의 대리는 법무법인 태평양과 전관 변호사들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