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부활 신호탄...두산, 신한울 3·4호 주기기 제작 착수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전경/사진=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 원전생태계 복원의 신호탄이 될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에 본격 착수했다. 장시간 침체했던 원전 밸류체인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5일 경남 창원 본사에서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 착수식'을 개최했다. 착수식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영선·강기윤·최형두 국회의원, 박완수 경남도지사, 홍남표 창원시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김성암 한국전력기술 사장, 김홍연 한전KPS 사장 등 정부·지자체 및 발주·협력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두산에너빌리티에서는 정연인 사장과 김종두 원자력BG장 등이 함께 했다.

이날 행사에서 신한울 3·4 주기기 중 하나인 증기발생기의 초기 제작 현장이 공개됐다. 자체 용광로를 통해 생산한 200톤 규모의 합금강을 1만7000톤 프레스로 단조작업을 거쳐 증기발생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를 만드는 과정이다. 1만7000톤 프레스는 높이 23m, 너비 8m다. 4개 기둥(4 column) 방식의 프레스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성인 남성 24만명이 동시에 누르는 것과 같은 힘으로 단조작업이 이뤄진다. 완성된 증기발생기 높이는 약 23m다. 무게 775톤에 이른다. 중형차 520여대 규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증기발생기 외에도 높이 14.8m, 무게 533톤에 달하는 원자로와 길이 70m, 무게 3110톤의 터빈발전기, 원전계측제어설비(MMIS), 원자로냉각재펌프(RCP) 등 주요 기기를 제작해 신한울 3·4에 공급한다. 이번 주기기 제작을 위해 460여개 국내 원전 협력사와 힘을 모은다. 주기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부품과 제작 과정에 필요한 기계가공·제관제작·열처리 등의 업무를 국내 협력사에 발주한다. 지난해 약 320억원을 조기 발주했고, 올해는 약 2200억원 규모의 발주를 진행하고 있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 착수에 이를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신 정부·지자체, 발주처, 협력사 등 모든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원전 생태계 활성화의 기운이 더욱 빠르게 확산되도록 노력하고, 이를 통해 해외 원전 수출을 위한 팀 코리아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한국수력원자력과 약 2조9000억원 규모의 신한울 3·4 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신한울 3·4에 들어가는 원자로·증기발생기·터빈발전기 등 핵심 주기기를 제작·공급한다. 경북 울진군에 건설되는 신한울 3·4는 2032년과 2034년에 각각 준공된다.